내달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신품질컨벤션 2004'가 열린다. 신품질포럼(위원장 김기환)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는 새로운 품질혁신운동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국내외 품질경영전문가 1천여명이 참가하는 신품질컨벤션은 △해외 품질석학들의 특별강연 △미국과 유럽품질상 수상기업들의 경영전략 소개 △삼성전자 등의 우수품질혁신 사례 발표 △신품질상 시상식 등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진다. 이 행사 중 가장 주목을 끄는 행사는 신품질상 시상식이다. 이 대회가 미국의 국가품질상인 말콤볼드리지상처럼 수상 준비과정에서 기업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신품질상에는 신품질대상과 신품질혁신상이 있다. 대상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품질을 창조하는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조직에 수여한다. 혁신상은 신규성 기술성 효과성 등 3가지 요건을 갖춘 조직에 주어진다. 지난해 대상은 삼성전자DS총괄이,혁신상은 동부제강 아산만 냉연공장,서울시 중구,엔프라니 등 3개 조직이 받았다. 올해는 대상에 도전한 기업은 없었고 혁신상에 2개 기업이 응모한 상태다. 수상업체는 컨벤션 행사 당일 발표된다. 올해 신품질상 심사에 참가한 박재흥 이화여대 교수(포상분과위원장),노형봉 홍익대 교수,손중권 경북대 교수 등 심사위원들의 심사과정을 들어본다. ◆박재흥 이화여대 교수=우리나라 기업들의 그림자와 함께 가능성을 동시에 본 것 같다. 아쉽게도 올해는 혁신상을 신청한 기업은 있었지만 대상을 신청한 기업은 없었다. 대상에 응모하려면 경영품질 평가 결과 1천점 만점 기준으로 4백점 이상이어야 한다. 따라서 아직까지 4백점 수준 이상의 선진 우량기업 또는 조직이 국내에 그만큼 드물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올 들어 신품질상에 대한 문의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많은 조직이 외부평가 이전에 신품질실천모델을 기준으로 경영품질을 자체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됐다는 방증이다. ◆손중권 경북대 교수=한달여간 신품질혁신상을 위한 심사를 진행하며 중소기업현장을 수십차례 방문했다. 이때 느낀 점은 혁신을 위한 전사적시스템이 빈약하다는 것이었다. 혁신이라는 프로세스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한 비전이나 전술이 있기보다는 막연한 구호나 목표를 걸고 있거나 아예 전략이 없는 업체도 적지 않았다. 결국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도입하더라도 핵심기술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더 나은 기술을 만들어가는 능력이 부족한 사례가 많았다. 지식의 기본인 데이터를 기초로 정보를 생산할 능력을 갖춰야만 창의적 품질과 품질경영이 가능하고 그 회사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노형봉 홍익대 교수=올해 신품질상에 참여한 기업은 다소 적은 편이었다. 이처럼 시행 초기에 도전조직이 적은 현상은 과거 다른 품질상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부분 주관측은 심사를 쉽게 하거나 많은 조직들을 수상하도록 해 품질상의 권위를 떨어뜨리곤 했다. 신품질상은 이런 유혹을 확실하게 거부했다. 오히려 심사기준을 더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개정했으며 심사위원이 주관측으로부터 심사사례를 받지 않는 등 심사의 공정성을 제고했다. 이로 인해 자체 평가 결과가 품질상 요구수준에 미달되는 기업의 경우 사전에 도전을 포기했다는 후문도 있다. 하지만 신품질상이 미국의 말콤볼드리지상과 같은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감내해야 할 중간과정이라 생각한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