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주택거래신고지역 첫 지정 .. 엇갈린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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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묶인 강남.분당 '주춤' ]
서울 강남 강동 송파구,분당 등 4개지역이 주택거래신고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아파트 값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며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매수문의가 끊긴 가운데 당장 호가가 1천만∼2천만원 정도 빠지는가 하면 매물도 빠르게 쌓여가는 분위기다.
특히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개포 주공 1단지,강동 고덕주공1단지 아파트와 중대형 평형이 많은 대치동 은마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잠실주공 1단지 13평형의 경우 최근 5억4천만원선까지 올랐으나 이번 조치로 5억2천만원으로 2천만원 정도 하락하는 등 대부분 평형이 1천만∼2천만원 정도씩 빠지는 모습이다.
잠실지역 재건축아파트 상승 여파로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올랐던 은마아파트도 평형별로 2천만원 이상 빠지고 있다.
31,34평형의 경우 3천만원 이상 떨어진 6억7천만원과 7억7천만원선에 각각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동구 일대도 심리적 충격으로 1천만원 이상 호가가 떨어졌다.
강동 고덕주공 단지 가운데 신고제에 적용되는 고덕주공 1단지 13평형은 1천만∼2천만원이 빠지면서 4억5천∼4억6천만원선에 매물이 출현하고 있다.
신고제에 적용받지 않은 고덕주공 2단지 16평형도 1천만∼1천5백만원이 내렸다.
분당도 신고제 여파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고제 지정 이후 거래는 자취를 감췄다.
30평형대의 경우 당장 호가가 1천만∼2천만원이 떨어진 매물이 늘고 있다.
특히 대형 평형이 많은 강남구와 분당구는 거래침체로 인한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신고제가 적용되는 고층 중대형 재건축아파트와 18평을 넘는 아파트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신고제 적용을 안받는 재건축단지는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고덕동 아침공인 서문경이 사장은 "심리적인 충격으로 그동안의 상승세가 급격히 꺾일 것이지만, 신고제에서 벗어난 단지의 재상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 벗어난 과천은 '들먹' ]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주택거래신고 적용지역을 확정·발표 했는데도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과천지역은 오히려 상승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제에서 빠진 데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값 상승 등에 대한 반사이익이 눈에 띄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천지역 일선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지역 아파트 값은 최근 2주동안 1천만∼3천만원 정도 상승했다.
또 매물이 회수되는 추세여서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천에서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8단지 등 고층을 제외한 저층 재건축대상 단지들이다.
과천주공 2단지 18평형은 이달 초 4억1천만원대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4억3천만원에도 매물을 잡기 어렵다.
과천주공 6단지 18평형의 경우도 지난주 초반에는 3억8천만원선을 형성했으나 현재는 4억원짜리도 가격이 낮은 매물에 속한다.
2주 전 2억8천만원대에 잡을 수 있었던 과천주공 3단지 13평형은 3억원 이상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과천주공 9단지의 경우 대지지분이 주민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18평형이 5천만원 정도 올라 3억5천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다만 고층인 과천주공8단지의 경우 아직 가격변화가 없다.
또 문화재관련 악재가 터진 과천주공 11단지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과천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뒤늦게 상승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잠실주공 4단지가 촉발한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 상승때문이다.
여기에 주택거래신고제에서 제외된 점이 가세된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취·등록세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대안으로 과천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강남권보다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도 재료가 되고 있다.
과천주공 5단지 석사공인 곽갑순 사장은 "설연휴 이후 하락폭이 조금씩 줄어들다가 2주 전부터 눈에 띄게 오르기 시작했다"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이 과천으로 옮겨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