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럽 휴대폰시장에서 스포츠업계의 '거성' 나이키를 한때 무너뜨렸던 리복의 신화를 재현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도전으로 노키아에 비상경보'란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 휴대폰의 경쟁력을 집중 분석했다.


이 신문은 "디자인과 기술력,한국의 통신 인프라를 등에 업은 삼성전자가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를 바짝 위협하고 있다"며 "1980년대 초 리복이 혜성처럼 등장해 나이키를 코너로 몰았던 이변을 보는 듯하다"고 썼다.


리복이 기능성과 디자인을 앞세워 나이키를 따라잡은 '신화'와 비유한 것.


FT는 "나이키는 처절한 혈투 끝에 선두를 탈환할 수 있었지만 휴대폰시장에서는 노키아가 삼성의 도전을 뿌리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이미 3백달러 이상의 고가 휴대폰시장에선 노키아가 삼성에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노키아가 삼성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걸림돌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과제는 디자인.FT는 "휴대폰에 패션 개념을 도입해 모토로라를 따돌린 노키아지만 최근에는 화려한 외관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며 "이에 비해 삼성은 카메라와 통신,디지털 기술을 디자인과 접목하는 실용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우크라이나 등 일부 유럽시장에선 노키아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UBL에 따르면 4년 전 우크라이나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2002년 2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 26.59%로 수위를 차지했다.


1위 노키아는 지난해 3위(20.83%)로 밀려났다.


프랑스에서는 진출 4년 만에 시장점유율 3위 업체로 발돋움했고 현재는 노키아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유럽에서 올린 성과는 90년대 중반 국내 시장에서 달성한 '애니콜 신화'와 다를 바 없다"며 "젊은이들이 요구하는 기능을 최대한 살리면서 심플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부각시키는 전략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