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1일 저녁 정동영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 18명과 만찬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입당과 정국운영 구상의 일단을 밝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우선 입당시기는 '탄핵문제가 정리된 후'로 설정했다. 탄핵문제가 국민적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모든게 명확하게 정리된 뒤 정치적 행보에 나서겠다는 원론적인 입장표명이라 할 수 있다. 입당은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지만 이를 통해 열린우리당이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책임여당으로 거듭난다는 정치적 의미가 담겨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노 대통령이 "지도부에 불참하고 책임있는 당원으로 당 운영에 참여하겠다"며 "당직 임명이나 공천과정,당권경쟁 등 정파적 이해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고 당 지도부에 해당하는 당직도 겸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부분이다. '수석 당원'으로 참여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우선 노 대통령이 그간 여러차례 강조해온 당정분리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당 운영에 전혀 간여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당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과 진로,원칙을 제시하고 당의 갈등이 위기수준에 이르거나 표류할 경우 위기관리 수준에서 당이 가져야할 일반적인 원칙을 제시하는 수준에서 (당 운영에) 참여할 것"이라고 분명한 단서를 달았다. '수석당원'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노 대통령이 당의 체질개선 등 정당개혁과 정책방향 등 중요한 개혁기조를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당의 단합과 상생의 정치를 화두로 던졌다. 이에 대해 당측은 국정운영에서 당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근태 원내대표 등은 "17대 국회부터 여름과 연말휴가를 제외하고는 연중국회를 도입하고 당의 주요기능을 원내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고, 노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창·허원순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