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은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금리인상 시사 발언으로 20일 미국 주가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한국증시가 큰폭으로 상승하자 이같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3천2백억원)에 힘입어 1.20% 올라 연중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뉴욕 증시가 장마감 시간외거래에서 모토로라 실적호전 발표를 계기로 강세를 보인 게 이날 주가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이라며 "실적 모멘텀이 금리상승이라는 악재를 압도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유동성을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악재로 거론되고 있지만 그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장재익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1994년 이후 미 연준리가 단기금리를 인상한 세 차례의 경우 초기에는 주가 변동성이 컸지만 장기 상승추세는 꺾지 못했다"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금리인상은 경기과열 국면에서 나오는 긴축정책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가 확장국면에 진입하는 초기단계의 금리상승은 증시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1년간은 저금리와 유동성이 주가상승의 재료였지만 이제는 실적모멘텀이 더 중요한 변수라는 얘기다. 물론 미국의 금리인상이 달러강세로 이어져 외국인 매수세를 둔화시킬 개연성은 남아 있다. 박윤수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강세가 지속될 경우 지난 1년간 어머징마켓 등 비(非)달러화 자산으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환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국내시장의 경우 실적모멘텀,주가 저평가 등의 비교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