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던 '주가지수연동예금'의 판매가 올들어 격감하고 있다. 주가지수가 900선을 넘어서며 심리적 저항선인 1,000선에 접근해 가자 주가 수준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닛케이지수연동예금 등 고객들의 심리적 부담을 피해가는 새 상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판매한 'KB리더스정기예금12호'는 1천4백억원어치가 팔리는데 그쳐 지난 1월 9호상품 4천3백90억원, 2월(10호) 3천3백48억원 등에 비해 판매액이 급감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2∼14일 모집한 '주가지수연동 옵션부 정기예금'도 8백30억원을 모으는데 그쳐 작년 평균 판매액 1천2백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실적을 보였다. 신한은행이 지난 16일부터 팔고 있는 '파워인덱스정기예금:KOSPI200연동 18차' 역시 21일 현재 1백50억원밖에 끌어들이지 못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 예금은 작년엔 한번에 2천억원 이상이 팔리기도 했다. 은행 관계자는 "KOSPI200 지수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보는 고객들이 많은데다 은행들도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 때문에 상품 출시나 마케팅에 정성을 덜 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수연동예금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씨티, 신한, 하나 등 일부 은행들은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꼽히는 일본 주식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일본과 미국의 주가 변동에 따라 수익률을 결정하는 '닛케이225'와 '다우존스'를 내놨다. 이 중 '닛케이225'는 당초 판매목표액의 두 배가 넘는 9백억원이 판매됐다. 신한은행도 지난 16일부터 닛케이225에 연동하는 해외주가지수연동예금을 모집하고 있다. 현재 판매금액은 4백억원으로 같은 기간 판매된 KOSPI200연동예금의 1백50억원보다 두 배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다음 주 초 닛케이지수연동예금을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이밖에 환율변동에 따라 금리를 달리 적용하는 환율연동예금, 삼성전자 포스코 등 개별종목의 주가와 연동시키는 개별종목주가연동예금 등 새로운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중국주식과 연계하는 중국주가연동예금도 검토하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