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맥도날드(McDonald's)를 두고 20세기 미국의 최대 성공기업이라고 한다. 지구촌 곳곳에 파고들어 전세계 1백19개 국가에 3만개 이상의 매장을 갖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맥도날드는 미국의 상징으로도 불린다. 미국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을 꼽으라면 산타클로스에 앞서 로널드 맥도날드를 언급할 정도다. 1955년 창립한 맥도날드의 성공비결은 대학과 업계의 주된 연구대상이다. 대부분의 체인점들은 이 회사의 경영기법을 모방하고 있는데,소위 맥도날디제이션(McDonaldization)이라고 하는 패스트푸드 비즈니스의 원리를 그들의 실정에 맞게 응용하고 있다. 맥도날디제이션은 간단히 말해 일련의 합리화 과정과 이를 극대화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신속하면서도 비교적 싼 값으로 배고픔을 해결하는 효율성,소비자가 미리 크기와 맛을 따져볼 수 있는 계산성,도시나 농촌 어디서든 똑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예측성 등이 기본이다. 승승장구하던 맥도날드에도 수차례 큰 시련이 닥쳤다. 햄버거가 비만을 초래하는 주범으로 지목돼 여러 건의 소송과 함께 매출이 급감했고,광우병 파동은 결정적인 타격을 주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퇴직했던 칸탈루포 전 부회장을 회장으로 영입하는 단안을 내려 주가와 이익을 회복했는데 그 최고사령탑이 엊그제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한 것이다. 회사는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해 즉시 호주출신 찰리 벨을 CEO로 선임했는데 그 파격적인 인사에 모두가 놀라는 표정이다. 43세라는 나이에다 외국인을 최고경영자에 앉힌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벨은 15세의 나이에 시드니의 한 가게에서 시간제 점원으로 일하면서 맥도날드와 인연을 맺었다. 아시아와 유럽지역에 근무하면서 발휘한 그의 탁월한 능력은 초고속 승진으로 이어지면서 차세대 경영자로 주목을 받아왔다. 맥도날드는 내년에 창립 반세기를 맞는다. 따라서 벨은 또 다른 50년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자신의 몸속에 케첩이 흐르는 것 같다고 하는 벨이 앞으로 어떤 경영수완을 보일지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