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외국인의 강도높은 매수세에 힘입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외국인은 저평가와 성장기대감을 바탕으로 코스닥의 우량 정보기술(IT)종목을 집중 매수,21일 현재 19일연속 순매수기록을 세웠다. 올들어 누적 순매수금액도 1조5천억여원으로 늘었다. 지난 2월6일 이후 순매도한 날이 단 하루에 불과할 정도다. 이처럼 기록적인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코스닥기업 사냥"은 좀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적이 대폭 호전된 기업이 늘어난 데다 등록.퇴출요건이 강화되면서 수급여건도 크게 나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투자자들도 코스닥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기고 투자비중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지난 1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스닥업체 합동IR(기업설명회)'에 참석한 외국인투자자 1백여명(응답자 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7명 이상이 '바이 코스닥'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응답자 가운데 24명(77.4%)이 앞으로도 코스닥기업을 계속 사들이겠다고 밝힌 반면 '제한적으로 매수하거나 이익을 실현하겠다'고 답한 투자자는 4명(13.0%)에 그쳤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의 관심 업종으로 디스플레이(LCD,PDP)와 반도체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휴대폰 부품과 유무선통신장비,엔터테인먼트(게임),디지털영상기록장치(DVR) 셋톱박스(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 등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인터넷과 바이오,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코스닥 IT기업의 가장 큰 투자메리트를 묻는 질문에 54.8%(17명)가 주가 저평가와 높은 성장성을 꼽았다. 코스닥 시장이 발전하기 위한 조치로 △진입·퇴출요건 강화(8명) △공시 투명성 확보 및 지배구조 개선(8명) △적극적인 IR(8명) △정책당국의 규제개선(3명) 등이 필요하다는게 외국인들의 지적이었다. 함성식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IT버블 붕괴 이후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코스닥기업은 실적호전과 외국인의 매수세 강화 등에 힘입어 재평가받고 있다"면서 "우량 기업의 강세로 코스닥시장이 중기적 상승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