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의 중심축이 대이동하고 있다. 상업 중심지로 도쿄와 선두 다툼을 해온 제2의 도시 오사카가 쇠퇴하고 있는 반면 제조업 중심지인 나고야지방이 급성장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와 협력업체를 비롯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체들이 매년 돈을 벌어들이면서 지역경제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특히 나고야에 근거를 둔 제조업체들은 종신고용 등 '일본식 경영'을 선호,주민들을 많이 고용해 소비시장도 호황을 맞고 있다. 도요타 본사에서 만난 미야자키 나오키 인사부장은 "노사 모두 사상 최고 이익의 결실을 임금인상 대신 신입사원 채용 등 고용 증대에 투입하는 데 공감하고 있다"면서 "나고야 지역 회사들의 최고 경영 목표는 고용 안정"이라고 소개했다. 나고야지방의 2002년 제조품 출하액은 35조엔을 넘어 26년 연속 일본 1위를 기록했다. 미쓰비시전기의 경우 2000년 이후 중부지방(나고야중심)의 매출이 서부지방(오사카중심)을 추월했다. 나고야항을 통한 무역액은 지난해 10조엔을 돌파,3년 연속 일본 1위를 차지했다. 나고야 경제가 활성화되자 본사를 나고야로 옮기거나 공장을 신설하는 업체들도 급증하고 있다. 도요타와 거래 관계가 많은 대형 공작기계 업체인 모리세이키의 경우 오는 10월 본사를 나고야로 이전한다.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은 작년 말 일본내 두번째 사무실을 오사카가 아닌 나고야에 열었다. 내년 3월부터 열리는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건설이 활발하고,중부국제공항도 내년에 문을 열어 나고야의 성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인구도 늘고 있다. 오사카의 경우 지난 30년 동안 매년 전입보다 전출이 많아 인구 감소가 계속되고 있으나 나고야는 1980년대 후반부터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30년전만 해도 오사카의 70%에 불과했던 나고야지방의 인구는 현재 80% 수준까지 늘어났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고,인구가 늘어나자 소비시장도 호황을 맞았다. 나고야=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