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회원권시장에서도 전문경영인의 역량에 따라 값이 차별화되는 'CEO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우수한 전문경영인을 영입,코스를 개조하거나 서비스의 질을 높여 회원권 값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골프장이 늘고 있는 것. 대표적인 골프장 전문경영인으로 이스트밸리CC의 조한창 사장이 꼽힌다. 안양,남부CC를 거친 조 사장은 2001년 당시 역대 최고가인 5억원으로 분양한 이스트밸리CC를 고급골프장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시세는 6억5천만원이지만 매물이 없어 회원권 구하기가 힘든 상태다. 로얄CC는 지난 2000년 이종화 전무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면서 '품질 경영'을 도입했다. 이 전무는 공급자 위주로 운영되는 문제점을 뜯어고쳤고 닉 팔도에게 디자인을 의뢰해 남코스 8,9번홀과 북코스 1번홀을 전면 개조했다. 이 전무 취임 당시 5천만원이었던 회원권 시세는 현재 1억2천만원에 육박해 있다. 마이다스밸리GC의 김종규 부사장은 신생 골프장을 명문의 반열에 진입시킨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회원권 값도 개장 당시 2억1천만원이었으나 현재는 4억1천만원이다. 남서울CC의 최태영 사장은 지난 겨울 전동카트를 도입하고 코스를 대폭 손질했다. 1라운드를 소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4시간 이내로 줄인데 이어 파5홀에 벙커를 신설하고 티잉그라운드 위치를 바꾸는 등 코스 난이도를 높였다. 남서울CC는 지난 연말 회원권 값이 1억1천만원이었지만 현재 1억6천만원을 넘었다. 회원들이 주인인 신원CC의 이동주 사장도 전문경영인으로의 역량을 인정받아 최근 연임됐다. 이 사장은 영업장부를 매일 공개하며 투명한 경영을 시도했고 골프장 최초로 회원들에게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 99년말 경매로 회원들이 인수할 당시 8천여만원이었던 회원권값은 현재 4억5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각 골프장들이 새로운 인사를 영입하거나 코스를 개조하면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코리아CC는 최근 태영CC사장을 지낸 고성문씨를 전문경영인으로 끌어들였고 아시아나CC도 강태신 대표를 영입했다. 기흥CC는 잔디를 교체하고 북코스 4번홀에 연못을 조성하는 등 코스 리뉴얼 작업을 진행중이다. 우원레저(02-558-0089) 정희용 팀장은 "'낙하산 사장'이 있는 골프장보다 전문경영인들이 있는 곳의 회원권 시세가 더 강세를 보이는 추세"라면서 "갈수록 전문경영인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회원권거래소(02-538-1666) 한창국 팀장은 "국내 골프장들이 그동안 돈벌이 위주의 '배짱 장사'를 해왔으나 얼마 전부터 전문경영인들을 영입,서비스와 코스를 바꾸는 등의 운영개선에 나서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면서 "이런 골프장을 찾아 투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