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카드업체로 규모가 엇비슷한 현대카드와 신한카드가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며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그룹 오너의 사위가 사장으로 있는 현대카드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한 '외형 키우기'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은행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는 신한카드는 내실 위주의 경영에 포커스를 맞추는 등 대조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닮은 꼴 회사 규모 작년 말 기준으로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취급액 기준)은 4.1%로 같았다. 현대카드가 전년대비 2.3%포인트 치고 올라오면서 1.2%포인트 오르는데 그친 신한카드를 따라잡았다. 자산 규모나 영업수익 등 다른 장부상 수치도 유사하다. 자산 규모는 현대카드가 2조4천7백억여원이고 신한카드는 2조3천5백억여원이다. 영업수익은 현대가 4천9백억원, 신한이 4천3백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회원수도 2백80만∼3백만명으로 비슷하다. ◆ 대조적인 전략 현대카드가 올들어 선보인 특화 신상품은 C,A,K,T,U카드 등 5개에 이른다. 신용불량자 사태로 다른 회사들이 1∼2개 상품을 출시하는데 그친 것에 비교하면 대단히 공격적이다. 현대측은 올해도 3∼4개의 신상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M카드 출시에 맞춰 3백억원가량을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부은데 이어 올해 역시 작년보다는 약간 적지만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의 예산을 배정해 놓고 있다. 반면 신한카드는 아직까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의 3월말 현재 연체율은 6.62%로 현대카드에 비해 0.1%포인트 정도 낮고 업계 전체에서도 최저수준이다. 신한은 대신 신상품 출시는 가급적 자제키로 해 리볼빙 개념을 도입한 F1카드를 곧 출시하는 것 외에는 추가 계획이 없다. ◆ 최고경영자의 성향이 전략방향 갈라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은 "나이가 젊은 편인데다 오너 일가라는 배경도 작용해 공격적이고 진취적인 성향도 보인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작년 하반기 현대카드가 '치마 입은 남자' 등 톡톡 튀는 광고를 잇따라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붙잡은 데에도 정 사장의 이런 성향이 한 몫 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비해 신한은행에 20여년간 몸담아 온 신한카드 홍성균 사장은 리스크관리를 최우선으로 꼽는 기업문화가 몸에 뱄고 이런 체질이 경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