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선수 1백56명 중 절반이 넘는 83명이 3백야드 이상.미국PGA투어 최장타자인 행크 키니(29·미국)는 첫 홀에서 3백70야드 기록.' '장타력 시험대'로 통하는 미국PGA투어 셸휴스턴오픈(총상금 5백만달러) 첫날 웬만한 선수들이 3백야드 이상의 드라이빙거리를 기록한 가운데 내로라하는 우승후보들은 중하위권에 머물렀고 '무명 선수'들이 리더보드 위쪽을 점령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레드스톤GC(파72·길이 7천5백8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출전선수들은 미PGA투어 코스 중 세번째로 긴 이곳에서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 있는 힘껏 드라이버샷을 날렸으나 결과는 바람이 좌우했다. 오전 일찍 티오프한 선수들은 비교적 평온한 조건에서 플레이해 스코어가 좋았으나 오후에 출발한 선수들은 평균 시속 27km에 달한 강풍 앞에 오버파를 속출했다. 이날 첫 조로 출발한 로드 팸플링(35·호주)이 보기없이 버디 6개를 잡으며 6언더파로 선두에 나섰고,그를 1∼2타차로 뒤쫓고 있는 2,3위권 선수들도 비교적 이름 없는 무명들이 포진했다. 2002년 투어에 데뷔한 팸플링은 이날 3백11야드의 드라이빙 거리를 냈지만 그 랭킹은 46위에 지나지 않았다. 3백야드를 넘기고도 '장타자'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팸플링은 그러나 아이언샷이 뛰어났다. 그린적중률이 94.4%로 1위였다. 18홀중 단 한 홀에서만 그린을 미스했다는 얘기다. 선두권에 우승후보들이 보이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챔피언 프레드 커플스(45·미국)가 1언더파 71타로 공동 21위에 올라 그나마 체면을 유지했다. 커플스 역시 이날 드라이버샷 거리가 평균 3백12야드였다. 마스터스에서 3위에 오른 기세로 내심 시즌 첫승도 기대했던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2오버파 74타로 비제이 싱(41·피지),키니 등 장타자들과 함께 공동 94위다. 최경주는 이날 버디와 보기 3개씩을 교환했고 더블보기 1개를 기록했다. 최경주는 드라이버샷을 3백18야드나 날렸지만 30개의 퍼트수가 말해주듯 퍼트가 다소 부진했다. 싱은 드라이버샷이 3백29.5야드로 이 부문 4위였으나 퍼트는 최경주보다 더 못해 총 32개의 퍼트수를 기록했다. 존 데일리(38·미국)는 거의 아마추어 수준인 36개의 퍼트수를 기록하며 1백위 밖으로 처졌다. 최경주,싱,키니 등 우승후보군 장타자들은 이날 한결같이 오후에 티오프한데다 퍼트에 발목을 잡힌 것.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은 오후에 경기를 했는데도 비교적 선전했다. 버디 3,보기 3개로 이븐파 72타,공동 46위다. 나상욱은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은 좋지 않았으나 18홀을 26개의 퍼트로 마칠 만큼 상승세를 탄 퍼트감각으로 중위권을 지킬 수 있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