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사기 살렸더니 이익나데요"..3년연속 최우수 법정관리인 백영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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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패배주의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야 했죠.우선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한 뒤 목표를 높게 잡고 강력히 추진해 나갔습니다."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최우수 법정관리인으로 선정돼 3년 연속 특별보너스를 받게 된 백영배 나산 사장(59)은 23일 성공 비결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는 "처음에는 부정적이던 직원들이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자 점점 사장을 이해하면서 회사 분위기도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효성그룹 공채1기 출신으로 효성물산 부회장까지 지낼 정도로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던 백 사장이 법원의 제의로 부실기업인 나산의 법정관리인을 맡은 건 지난 99년.대기업에서 배운 경영 노하우를 갖고 사회에 공헌하자는 마음으로 일한 그는 98년 4백억원의 적자를 냈던 회사를 2백63억원(지난해)의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킨 뒤 회사의 외형을 줄이고 수익 위주의 경영을 펼쳤다.
매출액을 중요시하는 패션업계의 관행을 뒤로 하고 '팔릴 만큼만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재고는 죄악'이라는 생각으로 98년 44%에 이르던 재고율을 최근 20%까지 줄였다.
"다음에는 원가 절감이 과제였죠.중간업자를 통해 사들이던 원부재료를 직접 조달해 일부 품목의 구입가격을 절반 이상 낮췄습니다.
국내 봉제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예상하고 공장을 중국으로 대거 옮겼죠."
백 사장은 흔들리던 유통망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국 5백개 대리점을 직접 발로 뛰며 신뢰를 쌓았다.
고객관계관리(CRM) 등 최신 경영기법을 도입,손님 관리에도 적극 나섰다.
그의 이같은 노력으로 회사는 안정을 되찾았다.
올 하반기엔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한 조기 법정관리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선정 '2004 우수혁신기업 대상'을 받는 등 대외적인 호평도 얻었다.
"2002년에는 법원에서 받은 3천만원으로 기념 금메달을 제작해 임직원들에게 나눠줬죠.지난해에도 3천만원 보너스로 회사 주식을 사서 회사 식구들에게 줬습니다.
올해는 2천만원을 받았는데 어떻게 임직원들과 나눠야 최선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