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인 기술개발 등 대박을 꿈꾸기보다는 점진적인 개선으로 이익을 창출하라.'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22일자)는 "과거처럼 기업이 히트 상품 하나로 수십년간 이익을 챙기던 시대는 지났다"며 "기업이 이익을 챙기면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들여가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기술혁신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상품 복제가 쉬워지고 소비자들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기술혁신에 모든 것을 거는 자세는 올바른 전략이 아니라는 것이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은 기술혁신의 첫 번째 필요 조건.월마트는 지난 70년대 이른바 크로스 도킹(cross-docking) 배송 시스템을 개발,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상품이 트럭에서 회사 운송차량으로 곧바로 옮겨지게 하고,컨베이어 벨트에 의해 자동분류되도록 만들어 물류비용을 크게 줄였다.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개념을 실천한 것이다. 틈새시장만을 쫓아 고객의 요구를 하나씩 충족시켜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프랑스의 산업용 가스 업체인 에어리퀴드는 고객회사 바로 옆에 소형 서비스 공장을 함께 건설,경영컨설팅도 제공해 매년 30% 이상씩 매출신장을 거두고 있다. 미국의 찰스슈왑은 온라인 증권거래로 전통적인 증권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자체 기술개발 대신 첨단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사들이는 것도 좋다. 인터넷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는 지난 90년대 자체 기술개발 대신 첨단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인수해 경쟁력을 키웠다. 특히 중요한 것은 엔지니어들에 대한 교육이다. 기업 내 연구개발은 상품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것이지,위대한 발명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벨연구소(AT&T) 팔로알토 리서치센터(제록스) 등이 엄청난 돈을 써가며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지만 추가적인 이익창출에 실패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어떠한 기술혁신도 경쟁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며 "제품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작은 개선에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