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이후 장기침체에 빠졌던 홍콩 부동산시장이 최근 회생조짐을 보이자 현지에서 대규모 아파트를 준비 중인 현대건설이 큰 반사이익을 보게 됐다. 23일 현대건설 관계자는 "홍콩에서 오는 7월쯤 3천5백여 가구의 대단지를 준비해왔으나 최근 집값반등이 이뤄지고 있어 분양가를 당초 수준보다 대폭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당초 평방 피트당 분양가를 3백33달러(미화)로 잡았으나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어 4백48달러∼5백10달러선까지 올릴 방침이다. 현대건설이 준비 중인 아파트는 구룡서부지구의 '아쿠아머린'단지(1천6백10가구)와 호이파 현장의 1천8백가구 등 3천4백가구에 달한다. 전체 공사비만 4억달러로 '아쿠아머린'은 직접 투자방식,'호이파'는 시공비 외에 분양이익금의 5%를 받는 조건으로 참여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건설은 현지 부동산시장 침체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김선규 현대건설 홍콩지사 전무는 "지난 97년 이후 깊은 침체에 빠졌던 홍콩 주택시장이 올 들어 아파트 시세가 작년 대비 40∼1백% 정도까지 급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말 중국정부의 '내국인 홍콩방문 자율화조치'로 인해 중국 현지인들이 고급아파트를 대거 사들이면서 투자수요가 급증하고 있기때문이다. 여기에 현지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커지고 있어 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