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는 위기로 치닫는가"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5월3일자)는 중국경제가 명백히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당국이 경기 연착륙을 위한 조치를 서둘러 취하지 않을 경우 세계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줄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하는 등 세계의 이목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경기과열에 따른 부작용 심화=중국경제는 당국의 속도조절 의지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인 7%를 넘어 9.7%에 이르는 등 초고속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1분기 대출증가율은 전년 대비 21%나 늘었고 통화량도 19.2% 증가했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1분기에 무려 43%나 급증했다. 이 같은 중국의 과열 투자는 곳곳에서 원자재 품귀와 전력난 등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일례로 2008년 올림픽을 준비 중인 베이징 올림픽조직위원회는 4월 초 메인경기장 설계를 갑작스레 변경해야 했다. 충분한 철강자재를 구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원자재 구입난에 허덕이고 있는 기업들은 투기적인 목적으로 원자재를 사재기하고 있다. 중국국영발전소는 올해 약 3천만㎾의 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하이 등 일부도시에선 전력분배가 이미 일상적인 문제가 돼 버렸다. ◆낙후된 금융구조가 가장 큰 문제=중국은 '지구의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제조업 기반이 뛰어나지만 금융시스템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사실상 정부가 보증하고 있는 국영기업에 무작정 대출을 늘리고 있다. 중국정부가 4대 대형은행들에 대한 개혁을 추진 중이지만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은 45%에 달한다. 지방소형은행들의 대출증가속도는 지난해 4대 은행의 2배에 달했다. 중국의 국내저축 증가와 위안화 가치절상을 노린 투기자금 유입은 과잉투자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중국의 저축률은 국내총생산(GDP)의 43%에 이르는데 국가가 보장하는 평생직장과 연금혜택이 줄어들면서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투기자금의 유입도 급증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해 중국에 유입된 자금 중 약 4백억달러를 투기자금으로 보고 있다. ◆성장속도 조절 실패땐 세계경제 타격=중국의 경제성장은 한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은 물론 일본 미국 등 전세계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다. 미국 대기업들의 경우 수익의 상당부문을 중국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석유수요의 7%,철강수요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중국경기의 연착륙은 올해 세계 경제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앤디 위는 "현재의 투자버블은 지난 1992∼1994년보다 더 심하며 대형 붕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은 은행대출을 줄이기 위해 지준율을 올리고 부동산투기를 잠재우기 위해 아파트가 완공될 때까지 전매를 금지시키는 등 각종 투자진정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효과는 미미하다. 조안 증 JP모건 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90년대 중반 도입했던 국내투자에 대한 소비세 부과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급격한 금리인상보다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