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2:46
수정2006.04.02 02:48
고속열차(KTX)가 고전하고 있다.
개통 23일째인 고속철도는 주중 승차율이 당초 예상치인 77%에 훨씬 못미치는 50%대에 머무르고 있다.
하루 평균 탑승객은 7만여명으로 목표치 15만여명의 절반에도 미달되는 수준이다.
여기에 고속철로변 안전문제,역방향 좌석문제,일반열차 단축 운행에 따른 철도이용객 불편 등 극복 과제들이 널려있다.
철도청은 '주중 자유승차권''KTX 연계 할인 상품권'을 내놓는 등 승객 확보와 수지 맞추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탑승률 평균 57%대=23일 철도청에 따르면 지난 1일 개통 이후 22일까지 고속철도 하루 승객은 7만여명으로 당초 목표치 15만여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승차율도 경부선의 경우 66.1%,호남선은 37.3%로 평균 58.4%대(일반열차 71.1%)에 그치고 있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77%에 비춰 당혹스러운 실적이다.
철도청은 개통 직전인 지난달 말 올해 말까지 하루 15만여명을 태워 하루 45억원의 수송수입을 목표로 했었다.
그러나 승객이 예상보다 줄어들면서 수입은 지금까지 4백81억원에 불과,하루평균 22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2007년 흑자로 전환하고 2016년부터는 부채를 상환,2025년까지 10조7천억원(지난해 말 기준)의 빚을 갚겠다는 철도청의 구상은 처음부터 빗나가고 있는 셈이다.
철도청 관계자는 "개통 이후 각종 안전사고 등 부정적 여론과 감축된 일반열차를 증설하다 보니 승객이 당초 목표치보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며 승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서광석 한국철도대 교수는 "개통 초기에 승객 탑승률이 낮은 것은 현재의 경제상황이 나쁜 것도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며 외국의 경우도 초기에는 탑승률이 낮았다며 몇달이 지나야 정상적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잦은 고장과 승객불편=KTX는 개통이후 20여건의 잦은 잔고장이 발생,지연운행되었다.
주로 차량장애,일시단전,전자파로 인해 보조전원장치의 반도체가 파열돼 전원스위치가 꺼지는 사고 등이다.
전자파가 승객의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한 운행중인 고속열차의 특실 좌석이 빠지거나 건널목에서 열차에 치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역방향 좌석으로 인해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등 고객의 불편도 가중됐다.
철도청은 역방향 좌석을 올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교체를 추진중이다.
역방향 좌석의 회전식 교체는 좌석수가 1백12석 줄어들게 되며 1천2백억원의 추가 비용도 들어가게 된다.
서선덕 한양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발생하고 있는 기술적 문제는 개통초기에 통상적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천환 철도청 총괄조정국장은 "초기의 기술적 장애는 하나하나 추적해 계속 개선하고 있다"며 "철저하게 기본을 지켜가면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도청,고객유치 총력=주중 승객유치를 위해 다양한 주중할인권 상품을 내놨다.
오는 6월부터 KTX와 새마을호를 이용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운임의 65%까지 할인된 "주중 자유이용권"을 판매한다.
5일권(17만1천원) 7일권(23만9천4백원) 10일권(34만2천원)3종류로 주중에는 횟수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또 현행 KTX 정기승차권보다 15% 이상 싼 "주중 KTX 정기승차권"을 별도로 발행한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