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경영난에 빠진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임러의 이같은 결정으로 미쓰비시차는 회생불능의 위기에 빠지게 됐다. 또 다임러-미쓰비시-현대차 제휴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현대자동차와의 제휴관계에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주목된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22일(현지시간) 긴급 경영위원회와 감독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미쓰비시가 마련한 자본확충안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다임러는 당초 미쓰비시차의 회생을 위해 미쓰비시그룹 및 기관투자가들과 공동으로 7천5백억엔(다임러 지원은 4천5백억엔)을 부담키로 했었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유럽 언론들의 잇단 현대차-다임러간 결별설 보도와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다임러 경영진들이 22일 열린 감독위원회에서 지지부진한 현대차와의 합작·제휴와 결별 방안 등을 논의했다며 여기에는 다임러가 보유중인 현대차 지분(10.44%)을 매각할 것이란 내용도 보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도 "양사간 제휴가 심각한 위기 국면을 맞고 있으며 조만간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자동차는 이에 대해 "다임러와의 제휴관계에 대한 어떤 변화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만프레트 겐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23일 기관투자가들과의 컨퍼런스콜(전화회의)를 통해 "이번 결정이 현대차와의 합의에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임러는 아시아지역 제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간다는 입장이어서 현대차와의 협력관계에도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다임러가 크라이슬러 인수 및 미쓰비시 제휴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데다 독일 고속도로 인프라 개발용역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계열사를 대신해 1천억유로의 벌금용 예비비를 쌓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현대차의 지분(10.44%)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다임러도 현대차와의 협력 유지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현재의 지분을 유지한 채 기존 협력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정훈·이익원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