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23일 이스라엘이 40여 년 간 침묵해 온 핵무기 보유 사실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샤론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국내 채널 원 TV 에 출연, 미국을 가리키며 "그들은이스라엘의 생존이 여전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이란이 생존과 직결된 위협을 대표하는 가장 주요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스라엘 권리이자 이스라엘의 능력 중 가장 중요한 자위권을 인정한다면 이런 일들이 분명하게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분이 외국 언론들을 접하게 되면 그들이 이스라엘이 확보할 필요가 있는 종합적인 방위 수단 전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샤론 총리의 이번 발언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비롯한 다른 적대국들에 대응하기위해 믿을 만한 억지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미국이 인정하고 있다고 밝히는방식으로 핵무기 보유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인터뷰 끝 부분에 TV 앵커도 "거의 인정한 셈"이라고 언급했다. 이스라엘은 1960년대에 프랑스를 통해 원자로를 입수한 뒤 그동안 핵무기 보유사실을 확인도 부인도 하지않는 모호한 정책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지난 1986년 이스라엘의 핵 발전소 관련 정보를 영국 언론에 폭로해 18년간 반역혐의로 복역한 후 지난 21일 출감한 모르데차이 바누누가 제공했던 정보등을 토대로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샤론 총리가 이날 이스라엘 채널 2 방송과의 회견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3년 전 미국과의 약속에 더 이상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미국정부는 여전히 아라파트 암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샤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이스라엘이 아라파트를 죽이거나 추방해서는 안된다는 미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 북부 탈루자에 대한 작전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요원 1명을 포함해 4명의 팔레스타인 인들을 사살했다. 이스라엘이 이날까지 끝낸 가자지구 공격 작전에서 팔레스타인인 16명이 숨졌다. (예루살렘.워싱턴 AP.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