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의 최대 화두는 금리 인상 문제다.


지난 3년간 지속돼온 세계적인 저금리 국면이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호주와 영국이 기준금리를 올린데 이어 중국도 오랜만에 재할인율을 인상했다.


특히 최근 열린 미국 의회 연설에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발언을 잇달아 해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현 시점에서의 관심은 앞으로 세계 각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과연 얼마나 올릴 것인가 하는 것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이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이 적절했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인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을 통해 이 문제를 살펴보자.


테일러 준칙은 적정금리를 측정하는 방법의 하나다.


산출 공식은 우선 실질 균형금리(미국의 경우 2%)에 평가기간중 인플레이션율을 더한다.


여기에 평가기간 중 인플레이션율에서 목표 인플레이션율을 뺀 수치에 정책반응 계수(물가 및 성장에 대한 통화 당국의 정책 의지를 나타내는 계량수치)를 곱한다.


그런 다음 평가기간 중 경제성장률에서 잠재성장률을 뺀 값에 정책반응 계수를 곱한 후 모두 더해 산출한다.


간단하게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경제성장률을 더한 수치와 비교해 현 금리 수준의 적정성을 따지기도 한다.


현재 세계 각국의 정책금리는 테일러 준칙에 의해 도출된 금리보다 훨씬 낮다.


이는 지난 3년간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확장적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처럼 경제 여건에 비해 낮은 저금리 국면의 지속은 세계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서 많은 부작용을 노출하고 있다.


특히 금융차입 비용이 부동산과 같은 실물투자 수익률보다 값싸 보이는 '부채-경감 현상(debt-defaltion syndrome)'과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부동산, 주식시장에 거품이 심하게 발생하고 있는 점은 세계경제 성장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과도기적 현상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춘계 총회를 앞두고 세계경제 전망보고서를 발표한 IMF도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자산 거품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선제적인 차원에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권고하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의 시중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재정적자 보전 차원, 기업들은 자금 선확보 차원에서 국채와 회사채 발행을 크게 늘리고 있는 데다 투자자들이 채권을 적정 수준 이상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금리 상승세는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시중금리의 기준격인 정책금리도 인상해야 한다.


만약 정책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 나라의 금리체계(interest system)가 흐트러져 금융시장의 효율성이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비록 세계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주요 국가들이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것은 중앙은행들이 전통적으로 중시해온 인플레에 대한 우려보다는 이같은 배경에서 이뤄지는 측면이 더 강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테일러 준칙을 통해서 본 세계 각국의 정책금리가 적정 수준보다 훨씬 낮아 이번에 일단 인상 국면에 접어들면 금리 인상 속도가 의외로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재테크 생활자들은 이 점을 예의주시해 자산운용 전략을 재점검하고 금리상품에 대해 관심을 높여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