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올해 잇따른 투자조합 만기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융자금 만기,프라이머리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자금상환이 겹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벤처캐피털들은 지난 99년 무더기로 결성한 5년만기 조합 59개를 포함,69개의 조합을 올해 해산해 투자자들에게 출자 원금과 수익을 분배해야 한다. 하지만 벤처기업 침체와 기업공개 부진으로 성과보수는 물론,원금마저 까먹은 조합이 나오고 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1천3백억원 가량의 중진공 융자금과 3백45억원 가량의 CLO도 상환해야 한다. ◆우선충당금도 모자라=25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벤처붐이 일던 지난 99년 결성된 59개 조합이 연내 무더기로 해산되는 등 올해 안에 69개 조합이 해산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조합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2000년 이후부터 코스닥 시장이 폭락,투자자에게 당초 약속한 수익률을 못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000년 결성된 20억원 규모의 S벤처투자조합 1호는 올초 해산 결과 47.6%의 손실을 기록,법정 우선손실충당률을 훨씬 넘겼다. 현행법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은 투자조합이 손실이 날 경우 결성금액의 10%까지 손실금을 우선 충당토록 하고 있다. M기술투자 한 심사역도 "선방한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도래되는 상당수 펀드들이 원금에서 30∼40% 정도로 깎였다"고 설명했다. ◆중진공 융자금 5월부터 회수=중소기업진흥공단이 벤처캐피털에 특별 지원해준 융자금도 골칫거리다. 융자금은 IBRD자금,창업지원기금,중소벤처기업육성자금 등으로 98년 1천3백56억원,99년 2천6백50억원이 모두 지원됐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은 중소벤처자금 2천5백여억원 중 아직 상환이 안된 26개사 1천3백여억원이다. 이 융자금은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한다. 중진공측은 "26개사 중 6곳가량은 전액 회수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돌아온 CLO부메랑=기술신용보증기금과 중기청으로부터 빌린 7백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CLO도 벤처캐피털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 이미 지난해 6월과 12월 각각 1,2차분에 대한 만기가 돌아왔으나 12개사 중 전액 상환한 업체는 절반인 6개사에 불과하다. 나머지 업체들은 전액 일반대출로 전환하거나 상환율이 30%를 밑돌았다. 올해의 경우 벤처캐피털들은 6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많은 17개사 3백45억원을 갚아야 한다. 지난해 갚지 못한 회사들도 올해 다시 만기를 앞두고 있어 벤처캐피털들이 갚아야 할 금액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대책 및 전망=중진공은 99년 특별 지원받은 26개 창투사들에 대해 융자금 상환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액 상환을 약속한 창투사는 4∼5개사에 불과한 상황이다. 중진공 관계자는 "전액 상환을 원칙으로 계속 독촉은 하되 현실적으로 어려울 경우 각 창투사들의 유동성을 감안,융자금의 30∼50%를 부분 상환하고 나머지는 3년 이내에 분할 상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신보도 벤처기업들의 프라이머리 CBO에 대한 보증 사고 여파로 벤처캐피털의 CLO에 대해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술신보 관계자는 "벤처캐피털의 CLO에 대해서는 전액 상환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태형·고경봉·임상택 기자 toughlb@hankyung.com ............................................................................. [ 용어설명 ] ◆프라이머리 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란=자산유동화증권(ABS) 가운데 한가지로 은행 등 금융회사가 기업들에 돈을 빌려주고 발행하는 대출채권(Loan)을 담보로 발행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채권(Secondary)이 아니라 새로 발행되는 채권을 담보로 삼는다는 점에서 '프라이머리(Primary)'가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