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에는 1백52개의 섬이 있다. 이 중 팔미도는 한국 최초로 등대가 설치된 곳으로 지난해 1백주년을 맞아 기념행사가 펼쳐진 유서깊은 섬이다. 그러나 팔미도에는 등대시설만 있고 거주민이 없어 통신기반이 좋지 못했다. KT는 한 달 이상 걸려 이 등대의 통신시설을 현대화하는 작업을 했다. 정기 배편이 없어 연안부두에서 팔미도부두까지, 그리고 등대까지 무선 장비를 옮기는 데만 족히 한나절이 걸릴 정도로 힘든 작업이었다. 팔미도 등대는 이제 2Mbps급 이상의 고속전송이 가능한 통신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KT는 이같이 기간망사업자로서 '보편적 역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지역과 계층간의 정보격차(Digital Divide)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교육방송이 '인터넷 수능강의'를 시작했다. 수 십만명의 학생이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 동영상으로 강의를 듣는 것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사교육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인터넷 수능강의가 시도된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수능강의는 단순히 방송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험생 각 가정의 인터넷 회선 보급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통신인프라가 구축돼야 가능하다.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은 이를 위해 학생 10만명이 동시에 접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가상훈련을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인터넷 수능강의'의 성공은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지방과 산간오지의 학생들도 안방에서 일류강사의 대입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혜택으로 꼽힌다. 또한 대도시와 지방의 정보 격차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보격차는 통신시설 보급과 정보기술(IT)인프라를 갖추었다고 모든 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장애우와 저소득층, 고령자는 여전히 '정보의 바다'가 아닌 그늘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IT시대의 정보격차는 새로운 문맹(文盲)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정한 IT 정보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정보인프라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장기적 안목에서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과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 통신시설 보급 여부로 발생하는 물리적 정보격차보다는 사회적 계층·성별·연령 구분없이 이용, 커뮤니케이션의 정보격차를 줄이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