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대학들이 로스쿨 유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앞다퉈 법과대학 정원과 시설투자를 늘리고 있다. 아직 로스쿨설립에 필요한 요건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전임교수 25명 이상 △학생정원 2백명 이상 △단독건물 확보 등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90여개대에 법과대가 있지만 로스쿨은 그보다 훨씬 적은 10여개대에만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인력 양성을 주도할 로스쿨을 유치하지 못하면 법대의 생존자체가 불투명해질뿐 아니라 학교 전체 경쟁력에도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대학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건국대는 올해 법대 정원을 1백20명에서 2백명으로 크게 늘렸다. 교수도 지난해 6명, 올해 4명을 뽑은 것을 포함, 매년 2∼4명씩 오는 2007년까지 19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또 모의법정, 전용 열람실, 법학 도서관 등을 갖춘 법대 단독건물을 2006년까지 신축할 방침이다. 성균관대 법대는 학생정원을 2002년 3백명으로 늘렸다. 올 2학기에는 낡은 기존건물에서 새로 준공된 신법학관으로 옮긴다. 연세대 법대는 2002년 2백10명이던 정원을 올해 2백62명까지 늘렸고 고려대 법대도 올해 정원을 2백84명에서 2백91명으로 확대했다. 고려대는 2001년 5층 규모의 제2법학관을 준공했으며 연세대는 2002년 법대 건물을 헐고 새로 지은 '광복관'으로 이전한 상태다. 경희대도 지난해 법학부 정원을 2백명에서 2백50명으로 늘렸고 중앙대도 98년 입학정원을 1백10명에서 2백명으로 늘리는 등 대부분의 대학이 법대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법대 교수와 학생들이 학교측의 투자를 요구하는 대학도 많다. 국민대는 지난해부터 법대 교수들이 주축이 돼 △1백40명인 학부 정원을 2백명 이상으로 증원 △14명인 교수를 20명으로 충원 △단독건물 및 전용 도서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동국대, 한국외대 등도 마찬가지다. 현재 90여개 대학에 법대가 설치돼 있고 입학 정원만 1만명이 넘지만 대한변호사협회는 로스쿨 입학정원을 총 1천명 내외로 주장하고 있고 학계에서는 3천∼5천명을 주장하고 있다. 로스쿨 1개가 대략 2백명의 학생을 뽑는다고 가정하면 적으면 5개, 많아야 20개 안팎의 대학만이 로스쿨을 설립할 수 있는 상황이다. 로스쿨 도입을 추진중인 교육부 학술연구진흥과 김원찬 과장은 "로스쿨 도입이 확정된 후 설립 요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로스쿨이 전문대학원인 만큼 법학 전문인력을 키우는데 충분한 교육과정과 교수자원, 그리고 법학도서관 모의법정 세미나실 등 규모와 시설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는 26일 서울법원종합청사 별관에서 '법조인 양성제도의 개선방향' 공청회를 열고 이를 토대로 오는 10월께 로스쿨 도입 여부와 방법 등에 대해 결론을 낸 뒤 12월 중 최종영 대법원장에게 최종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