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할 수 있습니다" 25일 서울 명동 패션몰 밀리오레. 매장 곳곳에 일본인을 위한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배용준,원빈,장동건 등 한류 스타 사진들도 큼직하게 눈에 들어 온다. 일본의 골든 위크(4월28일~5월5일까지 식목일 헌법기념일 어린이날 등이 이어지는 최대 황금연휴)와 중국의 노동절 휴가(5월1~7일)를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이들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일본 관광객의 발목을 잡았던 사스 파문이 가라앉은 데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일본 방영 이후 한류열풍까지 가세해 이번 연휴 중 방한할 일본인은 7만명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 관광객도 2만~3만명이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 명동 밀리오레 1층 여성복 매장에서 장사를 하는 박영선씨(31)는 "화려한 프린트의 티셔츠나 튀는 디자인의 옷이 일본 고객에게 인기"라며 "골든위크를 전후한 기간 판매할 물량을 미리 확보하느라 3월부터 바쁘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올들어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 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 동대문 패션몰 두타 관계자는 "이달 들어 주간 평균 외국인 관광버스 수는 1천여대 이상으로 지난해 7백여대에 비해 4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동대문은 하루 평균 2만5천여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는데,골든위크 기간 중에는 40∼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서울 동대문.명동.남대문의 패션몰들은 연휴 기간 중 방한할 일본인 중국인들을 위해 공연 행사를 갖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동대문 두타는 5월1일부터 9일까지 전 외국인 구매 고객에게 머그컵과 맥주 5백cc 무료 시음권을 준다. 백화점 면세점들도 각종 할인행사와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9일부터 5월5일까지 해외명품과 숙녀의류 김 김치 젓갈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품목들을 5∼20% 할인해주는 행사를 갖는다. 롯데는 본점 잠실점 부산점에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안내책자를 비치하고 전문 통역요원도 배치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은 인천국제공항 내 점포에서 김치 홍삼 인삼 등을 싸게 살 수 있는 10%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갤러리아도 일본어 중국어 영어로 된 가이드 책자와 일본어판 서울관광지도를 비치했다. 호텔 면세점들도 '골든위크 특수'를 겨냥해 일제히 세일에 들어간다. 신라면세점은 30일부터 5월20일까지 의류 가방 액세서리 등을 최고 60% 싸게 판다. 지난 16일부터 50% 세일에 들어간 롯데면세점은 탤런트 배용준을 모델로 내세워 일본 현지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골든위크를 앞두고 한·일간 항공노선과 호텔은 일본인 예약이 밀려들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29일 나리타∼인천노선이 1등석까지 꽉 찼다. 아시아나항공도 도쿄 출발은 5월4일,나고야 출발은 5월2일 이후에야 예약이 가능하다. 호텔도 마찬가지. 밀레니엄힐튼,롯데호텔 등 주요 호텔들은 연휴 피크인 5월2∼3일 예약률이 벌써 1백%에 달했다. 일본관광공사는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을 6만8천여명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는 60.5%,2002년보다는 1.5% 많다. 김재일·송주희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