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연속 '에이지 슈트' 기록한 '손태곤(77세) 태림섬유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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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들이 홀인원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록이 있다.
바로 '에이지 슈트'(age shoot)다.
에이지 슈트는 골퍼가 한 라운드를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숫자의 스코어로 마치는 것을 말한다.
에이지 슈트는 60대 이후의 노년골퍼들만 기록할 수 있는 진기록이다.
국내에서는 '프로골퍼 제1호' 연덕춘옹을 비롯 한은총재를 지낸 박성상씨,삼양통상회장이었던 고 허정구씨,대구CC 명예회장 우제봉씨,삼화식품회장 양병탁씨,김대순씨 등 10명 안팎의 골퍼들만이 이 기록을 갖고 있다.
에이지 슈트를 지난 2000년부터 매년 한번씩 4년 연속 기록한 골퍼가 있다.
제 11,12대 국회의원(당시 민한당)을 지낸 섬유업체 태림섬유㈜의 손태곤 회장(77)이 주인공이다.
1928년 2월28일생인 손 회장은 73세이던 지난 2000년 동서울CC에서 73타를 쳐 첫 에이지 슈트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엔 부곡CC에서 74타를,2002년엔 무안CC에서 75타를,그리고 지난해엔 리베라CC에서 76타를 쳐 내리 4년째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다.
"올해는 아직 77타를 쳐보지 못했어요.윤달이 끼여 있는 해여서 고향에 있는 선영을 돌보느라 필드행이 뜸했습니다.근력도 지난해보다 떨어진 듯해서 클럽을 좀 약한 것으로 바꿨는데 5년 연속 에이지 슈트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45세 때인 지난 72년 골프를 접한 손 회장은 입문 당시 하루 약 7백개의 연습볼을 3개월 가량 쳤다고 한다.
갈비뼈에 금이 간 줄도 모르고 연습에 몰두한 덕분인지 80년대 초에는 관악CC 클럽대표를 맡을 정도로 기량(당시 핸디캡 4)이 출중했다고 한다.
지난 75년과 81년엔 수원·관악CC에서 홀인원도 했다.
베스트스코어는 65세 때인 92년 동서울CC에서 기록한 67타다.
손 회장은 지금도 시즌엔 1주일에 3회정도 필드에 나갈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스코어는 70대 후반∼80대 초반.드라이버샷 거리는 잘 맞으면 2백m,안 맞으면 2백야드 정도다.
자주 찾는 골프장은 한양·리베라CC.
"좋은 스코어를 내려면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욕심이 앞서면 긴장하게 되고 긴장하면 제기량을 발휘할 수 없지요."
손 회장이 4년 연속 에이지 슈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