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가전시장은 LG-삼성-소니 3강체제로 굳어지고 있습니다.특히 LG와 삼성은 뜨고 소니는 가라앉는 분위기죠."(허규찬 LG전자 베트남법인 영업담당 과장) "인도네시아에서 삼성전자의 적수는 LG전자밖에 없습니다.현지 전자제품 딜러들도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에요."(이강현 삼성전자 인도네시아법인 차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동남아 가전시장을 휩쓸고 있다. 높아진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 등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이다. ◆한국 가전업체 바람 2001년까지 일본의 마쓰시타가 독주하던 베트남 에어컨 시장의 시장점유율 1위 자리는 2002년부터 LG전자로 넘어갔다. 현재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33% 수준. LG는 올해 점유율을 35%로 끌어올려 마쓰시타(29%) 도시바(15%)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계획이다. 이 지역에서 컬러TV와 컬러모니터,TFT-LCD 모니터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도 '1위 제품 늘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 베트남법인 허규찬 과장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판매가 매년 50% 이상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 제품의 성능이 크게 향상된 데다 '한류 열풍'까지 가세해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 과장은 조만간 모든 품목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2위를 나눠갖게 될 분위기라고 전했다. 태국에도 한국산 열풍이 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99년 히타치-마쓰시타전기-LG전자 순이었던 태국 세탁기 시장의 점유율은 이제 LG전자-삼성전자-히타치 순으로 바뀌었다. LG전자는 모니터와 세탁기 부문에서도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소니를 제치고 컬러TV 1위 업체로 올라선 것을 비롯 양문형냉장고 DVD플레이어 등 6개 품목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상위권에 올라서 있으며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지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한국제품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현지화 마케팅이 주효 후발 주자였던 한국 가전업체가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을 누를 수 있었던 것은 현지화 마케팅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현지화 전략으로 태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한국의 장학퀴즈와 비슷한 TV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으며 마약퇴치 캠페인,축구 마케팅 등 봉사활동과 스포츠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정 국가의 특정 도시에 광고를 비롯한 각종 마케팅활동을 집중해 해당 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 이를 바탕으로 주변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개념의 '삼성 시티 프로젝트'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