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아시아 금융허브로 손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 규제가 거의 없고 자율경쟁으로 금융시스템이 운용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22일 현지 방카슈랑스 시장을 취재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기자에게 제니퍼 탄 싱가포르 보험연수원장은 이렇게 말을 꺼냈다. "방카슈랑스도 도입 초기부터 상품이나 판매방식 등의 측면에서 아무런 규제가 없었고 오로지 '시장경쟁'에 의해서만 운영돼 오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방카슈랑스뿐 아니라 보험사와 은행간 지분소유 및 자회사 설립에 대한 규제도 없어 보험이 은행을 소유할 수도 있고 은행-보험 또는 외국-토종자본이 결합된 형태의 금융사도 존재한다는게 그의 얘기다. 지난 1990년대초부터 방카슈랑스를 시작한 싱가포르는 전체 보험 매출중 방카슈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15%(수입보험료 12억 싱가포르달러)에서 2002년 20%, 2003년 26%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탄 연수원장은 "은행들, 특히 싱가포르에 새로 진출하는 외국계 은행들을 중심으로 수익다각화 차원에서 방카슈랑스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했다"며 "신용보험, 금리연동형 상품, 변액보험 등 은행과 보험 영역을 연계한 상품의 판매가 늘면서 방카슈랑스 보험 판매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선 지난 2000년 3월 보험시장을 개방한 이후 페어팩스 HSBC 리버티인슈어런스 등 외국계 회사가 기존 보험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 시장에 진입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