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차폭발 대참사] (이모저모) 비 내린 용천…구호차량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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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용천역 대폭발 사고 발생 5일째인 26일 신의주와 중국의 단둥시를 잇는 압록강철교에는 온종일 비가 내리는 속에서도 구호물품을 실은 온정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 앞 중국 세관에는 오전에만 평소의 2배 수준인 1백20여대의 트럭이 신의주로 들어갔다.
중국 세관 관계자는 "중국이 지원한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이 50여대 된다"고 전했다.
철근 슬레이트 등 각종 건자재 등이 눈에 띄었다.
모포 라면 화상치료제 등 긴급 구호용품과 의료용품도 실려있다고 세관 관계자들이 전했다.
미국의 자선단체인 머시코즈가 1대 트럭분의 의약품을 싣고 북으로 들어가는 것도 목격됐다.
민간 구호단체 물품중 처음으로 단둥을 통해 들어가는 것이라는게 세관 관계자의 귀띔이다.
머시코즈의 구호요원 로버트 바튼은 "97년부터 식량원조와 농업기술지도 등 대북 지원을 해왔다"며 "용천 참사 소식을 듣고 선양에서 약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트럭에는 솜 붕대 페니실린 지혈제 화상약품 링거 등이 실려있었다.
현장에 있던 한 외국기자는 "중조우의교가 국조(國朝, 국제사회와 조선)우의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언론사 보도진들은 트럭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운전기사에게 '어디로 가느냐' '무슨 물품을 실었느냐'는 질문을 되풀이 하는 등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은 이번에 용천역 참사 구호지원에 앞장서며 인도주의적 모습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고 수습지원을 위해 트럭 3백대 분량의 구호와 복구용 자재를 북한에 무상 지원키로 했다.
이 중에는 철강재 3백t이 포함돼 있다고 단둥 소식통이 전했다.
중국은 25일 모포 2천장, 텐트 3백개, 라면, 비스킷 등 50만위안(7천만원) 상당의 1차 구호물자를 북한측에 전달했고, 이는 즉각 용천역 사고 현장으로 수송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외국 지원물자로는 첫 도착이다.
…승합차 50여대가 줄지어 신의주로 향한 것이 목격돼 환자를 중국으로 이송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했다.
단둥의 5개 주요 병원은 이미 의료진을 보내거나 환자를 받을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를 받은 상태다.
특히 북한 선양총영사관 승용차도 신의주로 들어간 것이 목격됐다.
선양총영사관측은 단둥시 당국과 환자 진료 지원을 비롯해 대북 구호지원 협의를 마쳤다고 단둥의 소식통이 전했다.
…밤샘 구조작업까지 벌이고 있는 용천역 참사현장에는 이날 오후 비마저 내려 장비 부족으로 힘든 작업을 더 힘겹게 하고 있다고 단둥 소식통들이 전했다.
8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나 구호시설이 마땅치 않은데도 비가 내려 위생 안전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는 것.
특히 부상자 중에는 어린 학생들이 많은 데다 간이 의료시설이 열악해 혹시 질병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둥=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