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실제로 입주하지 않았더라도 분양권을 받았다면 소유권이 인정되는 기간에 대해서는 관리비를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부(재판장 이성호 부장판사)는 26일 서울 수유동 S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이 아파트 분양권을 받은 임모씨를 상대로 낸 관리비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개발아파트 조합원으로 아파트 한채를 분양받기로 돼 있던 임씨는 지난 2000년 4월 "조합측이 분양대금을 미리 받기 위해 분양처분이 고시되기도 전에 조합원에게 분양대금을 내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 조합측에 의해 아파트 입주를 거부당했다. 임씨는 이에 반발해 3년2개월치의 관리비 1백91만원 가량을 납부하지 않았고 조합측은 "입주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소유권을 취득한 만큼 관리비를 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옛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르면 공동주택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에 분양권을 받은 사람에게도 관리규약 제정 권한을 주고 있으며 집합건물관리법은 아파트를 승계한 사람에게 이전 거주자가 체납한 관리비 중 공유부분 만큼은 내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공동주택 관리비 납부 의무자인 '입주자' 범주에는 공동주택 소유자는 물론 장차 소유권을 얻을 수분양권자도 포함된다"며 "원고는 실제 입주하지 않았어도 아파트 관리비를 내야 한다"고 판시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