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은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되는 내달 노동절 휴가를 앞두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조기 차단을 위해 주민 약 5백명을 격리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현재까지 베이징과 남부 안후이성에서 사스 환자 2명이 확인되고,의심환자 6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베이징의 질병통제예방센터 바이러스연구소 실험실에 근무했던 쑹모양(20) 등 2명에게서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안후이성에 거주하던 쑹양의 어머니는 사스에 감염된 후 사망했다.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베이징과 안후이성 당국이 이들과 접촉한 것으로 보이는 주민 각각 3백37명,1백33명에 대해 격리조치를 취했으며 정부 조사관들은 사스 연구를 실시한 실험실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하지만 이번 주말 시작되는 노동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진퇴양난에 처한 형국이다. 당국은 연휴기간 수백만명이 이동하면서 사스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경제에 미칠 심각한 손실을 고려해 연휴를 섣불리 취소하거나 축소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서 다시 출현한 사스가 아직 공중 건강을 심각히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연휴 기간 철도망을 타고 급속히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오미 시게루 WHO 서태평양 담당국장은 쑹양이 사스에 감염된 후 안후이성까지 장거리 기차 여행을 하면서 어머니까지 감염된 점을 지적, "장거리 기차 여행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접촉 가능성을 추적하기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오미 국장은 또 중국 당국은 문제의 실험실에서 외국인들이 실험에 참여했는지와 본국으로 돌아갔는지 여부에 대해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실험실 안전은 검토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