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만'…사실은 정상 체중 ‥ 10명중 3명 비만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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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성인 여성 10명중 3명이상이 스스로 비만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정상체중이어서 왜곡된 체중인식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경향은 2000년대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체중조절로 이어져 여성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한국의 여성건강통계집'을 발간했다.
2002년 1월 전국 1만2천가구(여성 1만4천1백64명)를 대상으로 조사한 국민영양실태 등을 종합한 것.이에 따르면 20세이상 여성의 34.4%가 자신을 비만하다고 답했다.
문제는 조사대상 성인여성 중 13.1%가 표준체중 범주에 있으면서도 자신을 비만이라고 느낀다는 점이다.
20∼24세의 경우 정상인데도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19.8%나 됐다.
13∼19세 여학생 중에도 자신이 비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30%를 웃돌았지만 실제 과체중은 12%에 불과했다.
또 여학생 36.1%는 체중을 줄이려고 애쓴다고 대답했다.
체중을 줄이고 싶다는 이유로는 '외모'(44.8%)가 압도적이었다.
남성들의 60%이상이 '건강증진'을 꼽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몸무게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끼니 거르기나 단식''다이어트 상품이나 약''설사 및 이뇨제 복용'등을 주로 꼽았다.
이와관련,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초일 수석연구원은 "여성들의 20%가 영양섭취부족군이며 체중과 관계없이 평균 에너지 섭취량이 권장량을 훨씬 밑돈다"며 "10대 여학생들에게까지 다이어트 강박이 확산되는 등 전연령층에서 영양부실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트렌드와 맞물려 '몸짱 비즈니스'는 급팽창하는 추세다.
불황에도 아랑곳없이 몸매관리 업소에는 손님들이 붐빈다.
병원·한의원에서는 앞다투어 비만치료와 몸매성형을 내걸고 서점가에는 다이어트 서적이 날개돋친듯 팔려나간다.
서울 청담동 D성형외과의 경우 최근 '엉덩이 확대수술'을 받는 여성이 크게 늘었다.
'모래시계형' 몸매를 열망하는 여성들이 가슴에 이어 엉덩이를 키운다는 것.지난 1년동안 28명이 이 수술을 받았으며 올들어서는 3개월 동안에만 24명이 이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는 평균 8백만원선.
'미용내과'를 표방한 D클리닉의 경우 주사로 체지방을 줄여준다는 메조테라피 요법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병원에서 만난 신명씨(33·여)는 "힘들이지 않고 몸매를 다듬을 수 있다기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매달 5∼10% 정도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광진구 H병원의 '바이오 미케닉 비만 프로그램'은 수면하는 동안 체지방을 줄여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올들어 고객수가 지난해에 비해 20∼25% 늘었다.
최근 20대 여성이 수술을 받은 후 사망하기도 했던 베아트릭스 시술(위를 잘라내 식욕을 억제하는 수술)도 1천만원 상당이 들지만 환자들이 꾸준히 몰린다는 것.
이런 경향으로 서점가에도 다이어트 서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뱃살빼기 15분''바디 디자인''아름다운 몸의 혁명''6주안에 뱃살빼는 법'등이 건강부문 베스트셀러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남순 연구원은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마른 것에 대한 열망이 40대까지 확산되는 등 일종의 병리현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무분별하게 다이어트를 하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인식전환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