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 노선갈등 수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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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정체성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 오색그린야드 호텔에서 2박3일간의 일정으로 26일 시작된 의원 당선자 워크숍 첫날부터 주류와 소장파가 각을 세우는 등 향후 뜨거운 노선투쟁을 예고했다.
중도성향의 당 주류측이 당의 색깔로 '개혁중도'를 제시한데 대해 진보성향이 강한 일부 개혁세력이 "색깔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라크 파병 등 정체성과 직결되는 사안들과 관련,자유투표를 주장하는 소장파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당내 뿐 아니라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체성 논란 불붙어=발제에 나선 임채정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은 중산층과 서민을 정치적 지지기반으로 하는 개혁적 중도주의 노선으로 명명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열린우리당이 민족·민주·평화세력의 결집체로서 향후 개혁성에 무게를 싣되 중도노선을 걸어야 한다는 논지로,1백8명이나 되는 초선들의 의견을 중도쪽으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진보성향의 일부 당선자들이 즉각 반발했다.
유시민 의원은 "당 지도부는 집단의 결정만을 강조하기보다는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당내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류측을 겨냥했다.
정청래 당선자는 "균형감각이라는 미명 하에 개혁과 보수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정장선 의원 등도 "정부가 개혁적으로 나가려는 우리와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중진들이 초선들을 향해 "가능하면 자숙하며 튀는 행동을 하지 말고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언론과의 접촉도 피하라"고 당부한 상황에서 나온 반발이라는 점에서 중진들의 '소장파 길들이기'를 정면 반박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현안들 어떻게 풀까=이라크 파병문제와 보안법 개폐문제 등이 당장 뜨거운 감자다.
온건파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되 여당으로서 정부와 보조를 맞추자는 입장인 반면 소장파를 비롯한 개혁그룹은 일단 파병 시기와 파병지 결정은 유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보안법 문제에 대해서도 주류측은 개정쪽에 무게를 싣고 있으나 일부 '386운동권' 출신 등 진보세력은 아예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민주노동당과의 차별화와 민주당 의원들의 영입 문제 등을 놓고도 벌써부터 당내 이견이 표출되고 있는 상태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