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세상의 '무법자'인 컴퓨터 바이러스는 언제 생겨나 현재 모습으로 진화했을까. 컴퓨터 바이러스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72년. 데이비드 제럴드의 공상과학소설 'When Harlie was One'에 '다른 컴퓨터에 계속 자신을 복제, 감염된 컴퓨터의 운영체제에 영향을 미쳐 점차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장치'라는 내용이 소개되면서다. 소설가의 상상력이 현실로 나타난 것은 80년대 중반. 파키스탄에서 세계 최초의 바이러스 '브레인(Brain)'이 등장했다. 컴퓨터 수리 전문가인 알비 형제는 자신들이 애써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불법복제로 뿌려지는 것을 보고 바이러스를 제작, 유포시켰다. 하지만 플로피디스크를 통해 전파됐기 때문에 컴퓨터 부팅을 방해하는 정도의 피해만 냈다. 그런데 이후엔 도스→윈도→네트워크→인터넷용으로 진화하면서 피해 규모가 불어났다. 컴퓨터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정보를 빼가는 것은 물론 전체 네트워크를 마비시키기도 한다. 유포 경로도 디스켓→PC통신→인터넷→e메일→네트워크→메신저 등에 이어 최근엔 모바일 기기 쪽으로도 이동하고 있다. 나쁜 목적으로 제작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일컫는 표현인 악성 코드. 대표적인 악성 코드로는 바이러스, 웜, 트로이목마를 들 수 있다. 흔히 통틀어 '바이러스'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엄격히 구분된다. 웜과 바이러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감염대상(숙주)의 유무. 바이러스는 컴퓨터에 기생하면서 자신의 변형을 복제하는 식으로 감염활동을 한다. 웜은 감염대상 없이 대형 컴퓨터의 기억장소(메모리)에서 독립적으로 자기 복제를 하며 퍼진다. 또 트로이목마는 프로그램에 숨어 컴퓨터에 설치된 뒤 명령받은 일을 할 뿐 복제 능력이 없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