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에서 '골프나라'라는 골프연습장을 운영중인 이준기 사장(63)은 아마추어 골프고수 가운데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대회에서만 28회 우승을 거둔 아마추어 골프계의 최강자다. 이 사장은 구미수출산업공단에 근무하던 1974년 골프를 시작했다. 당시 구미에 연습장이 없던 시절이라 낙동강 백사장에서 연습을 했다는 일화는 아마추어 고수들 사이에 지금도 이야기된다. 이 사장은 당시 일과 후 1시간씩 연습했고 대구CC에서 라운드 경험을 쌓았다. '싱글'이 된 것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러나 직장생활 등으로 바빠지면서 4∼5년간 골프채를 잡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다시 시작한 건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가로 변신한 1981년이었다. 이후 85년 경주조선CC 챔피언에 오르고 전국규모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명성을 날렸다. "골프를 잘 치려면 룰과 에티켓을 잘 지켜야 해요.룰을 무시하고 남을 속이는 사람들은 현 상태에서 결코 골프가 늘지 않습니다.순간순간 반칙에 맛을 들인 사람은 그 유혹을 평생 벗어나지 못하게 되지요." 그는 룰을 제대로 알면 룰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가장 좋은 상황을 창출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룰을 모르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이 많다는 것. 아마추어라는 이유로 룰을 무시하고 대충대충 골프를 치면 진정한 골프의 묘미를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또 골프는 머리로 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스윙 동작을 머리에 기억시키려 하지 말고 근육속에 기억시켜야 한다는 조언이다. '쇼트게임의 달인'으로도 정평이 난 그는 "쇼트게임은 단순한 방법으로 승부를 내려고 하면 안되지요.볼의 라이,거리,그린 상태 등에 맞춰 다양한 기술을 익혀 두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퍼팅을 잘 하려면 퍼터를 침실로 갖고 들어가 껴안고 잘 만큼 극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골프를 잘 치려면 정신력과 체력,기술이 삼위일체돼야 합니다.세가지 중 하나가 부족하면 안되지요.전 소질은 크게 보지 않아요.재미가 붙으면 소질은 생겨나거든요.재미를 느끼기 전에 골프와 멀어지지 않도록 골프를 먼저 배운 분들이 초보자들을 도와줘야 합니다." 그는 골프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규정했다. 트러블에 빠졌을 때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보람을 느끼듯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골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정직함'입니다.정직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골프는 그것으로 끝입니다.인생이 그러하듯이….골프는 또 지나치게 목표에 집착하지 말고 즐기면서 쳐야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