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여유롭고 풍요롭고 기품있는 삶을 누리기를 바라지만 현실이 그렇지만은 않다. 인생의 힘든 역정에서 쉽게 의욕을 상실하고 갈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토록 두려움에 떨며 지치고 힘들 때,자기의 고민을 들어주고 이해하면서 희망의 메시지까지 전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서양에서는 '멘토(Mentor)'라고 하는 인생상담사가 있다.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가진 멘토는 일종의 후견인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인 셈이다. 멘토라는 말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하고 있는데 자신이 돌보는 사람의 잠재력을 개발시키고 사회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일을 맡는 게 보통이다. 기업에서는 '맨토링'이라 해서 현장실습을 통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유대인들에게는 멘토의 성격을 갖는 랍비가 있다. 충분한 인격을 갖춘 랍비는 유대교 성직자로 종교행사를 주재하지만,이보다는 각종 교육활동은 물론 구제 및 봉사활동에 더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랍비는 자연스레 공동체 구성원들의 카운슬러역할을 한다. 미국 전체 국민의 3%에 불과한 6백만명으로 미국을 휘두르는 유대인의 힘의 원천이 바로 랍비와 생활의 지혜를 담은 탈무드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세대간의 단절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삶의 스승(Life Master)'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래준비'라고 하는 단체가 주도하는 이 운동은 세상을 앞서 살아온 명망가들을 스승으로 선정,젊은이들과 일대 일로 연결해 줌으로써 인생의 경험과 삶의 지침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회에 어른이 없다고…" "요새 청년들은…"하면서 서로가 한탄하는 상황이기에 삶의 스승 운동이 더욱 의미가 큰 것 같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미래를 겁내지 않는 인생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데,어른들의 지혜와 삶의 노하우를 터득하면서 더 높은 이상을 향해 오르는 젊은이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