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입사들이 고유가와 차등관세,자금난의 3중고에 빠졌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에 공식 등록된 46개 석유 수입업체 중 4∼5개를 빼곤 대부분 경영난에 시달리며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국내 최대 벙커C유 수입업체인 '휴론'이 자금난으로 의무비축 물량을 채우지 못해 다음달부터 영업정지 조치를 받게 됐다. 같은 석유 수입업체인 '오일코리아'도 지난달 말 산업자원부에 등록말소를 신청했다. 중견 석유 수입사인 K사는 고유가의 장기화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조만간 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2∼3개 소규모 석유 수입업체도 폐업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영업을 하는 석유 수입사 타이거오일 관계자는 "자금력으로 버티고 있는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수입사들이 존폐위기에 처해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97년 석유시장 자유화 이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 한때 국내 석유시장 점유율의 10% 이상을 차지했던 석유 수입사들이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폭등으로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해 7월 원유와 석유완제품의 관세격차를 2%포인트에서 4%포인트로 벌렸다. 지난해 10월 국내 최대석유수입사인 페타코의 부도 이후 석유수입사에 대한 금융권의 여신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자금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석유사업법에 규정된 의무비축물량(수입 또는 내수판매물량의 40일분)을 확보하지 못한 수입사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