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발표된 엔씨소프트의 지난 1분기 실적은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한동안 고개를 숙였던 경영지표들이 모두 힘차게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모든 항목에 사상최대란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매출은 처음으로 6백억원을 넘어섰고,영업이익은 3백1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3% 늘어났다. 경상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백10%및 1백20%씩 불어났다. 엔씨소프트의 1분기 실적은 분명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다. 하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경영실적이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이다. 우선 지난해 4분기 23%에 달했던 매출원가율이 11%로 뚝 떨어졌다. 장사하는 데 들어가는 돈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25%에서 52%로 두배 이상 치솟았다. 계속 늘어가던 지분법 평가손실도 감소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자회사에서 지난해 2백41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지만,국내 자회사는 지분을 최근 매각했다. 해외자회사의 영업도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올해 지분법 평가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실적호전은 대표상품인 리니지시리즈의 2번째 버전인 '리니지2'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결과다. 작년에 출시된 리니지2는 리니지1과는 달리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지 의심하는 눈이 많았다. 그러나 리니지2의 경쟁력은 1분기 실적이 증명해 주고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달부터 새로운 무대에 뛰어든다. 미국시장을 비롯 대만 일본 중국에서도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리니지1을 가지고 대만과 일본에 진출했지만 이것은 해외사업의 전초전에 불과했다. 리니지2를 미국 대만 일본 중국에서 이달말부터 상용화하며,미국시장에서는 현지 자회사를 통해 개발한 '시티 오브 히어로'를 판매한다. 올해말에는 스타크래프트 개발진이 있는 아레나넷에서 개발 중인 '길드 워'와 세계적 게임개발자이자 엔씨소프트 미국 지사장인 로버트 게리엇이 만들고 있는 '타불라 라사'도 곧 상용화된다. 사업영역이 한국이 아닌 세계시장으로 넓어진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LG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한 달 가량 오픈 테스트를 거친 결과 리니지2 와 시티 오브 히어로가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국내외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렸다. 제시한 목표주가는 거의 다 11만원을 웃돈다. 현 주가는 8만9천원대다. 물론 JP모건과 현대증권처럼 해외사업의 성공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지만,대세는 주가 전망이 좋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