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면화 농가 보조금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된다는 예비 판결이 나왔다. WTO는 27일 "미국이 자국 면화 농가에 보조금을 지원해 국제무역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최종 판결은 오는 6월 18일 나온다. 이에 앞서 지난 2002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면화 수출국들은 "정부 지원을 받는 미국 면화 생산업자들이 인위적으로 수출가격을 낮추는 바람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WTO에 제소했다. 현재 미 정부는 면화 농가 보호를 위해 연간 16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덕분에 미국은 시장점유율 40%로 세계 1위의 면화 수출국 지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WTO 판결로 미국 정부가 농가 보조금을 축소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뉴욕타임스는 "WTO 판결 때문에 농민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면서 "하지만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에 결국 미 정부는 면화뿐 아니라 쌀 옥수수 콩 밀 등 다른 농작물에 대한 보조금도 대폭 줄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농업 보조금 규모는 연간 1백90억달러에 이른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