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경영악화에 시달려온 유·무선 중계기업체들이 올 1분기에 잇따라 흑자로 돌아섰다. 단암전자는 28일 1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2백52억원어치를 팔아 순이익 5억원을 남겨 흑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위다스도 지난 1분기 매출 34억원, 순이익 2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앞서 기산텔레콤영우통신은 각각 흑자전환을 공시했다. 중계기는 지난 2002년 이후 신규수요가 정체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던 업종이다. 이 때문에 지난 2년 간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올해는 달라진 양상이다.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신규 성장엔진을 마련했고 그 동안 부진했던 중계기 부문도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우통신은 지난해부터 휴대폰 부품 개발에 나서 성공한 케이스다. 2002년 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60% 이상 추락하는 등 영업부진에 시달렸고 지난해 1분기엔 적자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휴대폰 키패드 사업에 뛰어들어 미국 중국 등에 잇따라 수출하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LG투자증권은 "해외시장뿐 아니라 LG전자 등 국내 거래선도 다변화되고 있어 매출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단암전자도 최근 2년 간 적자를 봤지만 작년부터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부품쪽으로 사업을 바꿔 매출을 끌어 올리고 있다. 삼성SDI 등 고객업체도 늘어 올해 63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기산텔레콤은 올부터 인터넷 전화(VoIP), 차세대 광 전송장비 부문에서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의존도가 높던 지티앤티는 KTF를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등 수요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중계기 부문도 올 들어 활기를 되찾았다. 이동통신사의 번호이동성 제도가 호재가 됐다. 대신증권 이영용 연구원은 "최근 번호이동성 제도로 이동통신업체들이 품질 개선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중계기 사업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사들의 전체 설비투자는 답보상태지만 중계기 부문 투자는 예년 수준을 웃돌아 호재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주가는 업체에 따라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연구원은 "중계기 분야 업황이 개선됐지만 주가 상승모멘텀으로 부각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오세욱 수석연구원은 "영우통신은 신규사업을 통한 턴어라운드의 성공케이스로 볼 수 있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신규 사업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앞으로 주가향방도 이들 사업의 성공여부에 따라 엇갈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