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호전 내수株 약세장서 '진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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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심이 내수주로 움직일 조짐이다.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IT(정보통신) 수출 관련주의 비중을 줄이고 내수 우량주로 매기를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IT주에 대한 외국인 매물공세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28일 신세계 KT&G CJ 하이트맥주 풀무원 빙그레 등 대표적 내수 관련주는 강세로 마감,이같은 시장의 관심을 반영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내수경기 회복을 겨냥해 내수주를 선취매할 때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내수경기 침체의 골이 워낙 깊어 시장의 예상대로 3분기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다"(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는 시각도 없지 않다.
오성식 템플턴투신 상무는 "내수경기가 본격 회복세로 돌아서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핵심 우량 내수주로 매매를 압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IT주에서 내수주로 관심 이동
최근들어 시장의 약세기조와는 달리 음식료·유통업종의 시세는 견조한 편이다.
음식료 업종지수는 4월 들어 8.3% 상승,시장(종합주가지수 2.2% 상승) 대비 6%포인트의 초과상승률을 보였다.
이소용 한누리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부터 내수가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가 지난 2002년 하반기부터 침체에 빠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내수 선행지표인 가처분소득과 취업자수 증가율이 작년말부터 플러스로 전환해 내수경기 회복이 임박해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누리증권은 음식료 업종중 시장지배력이 높은 농심 KT&G 하이트맥주 빙그레 등을 매수 추천했다.
외국인은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주부터 전기전자 등 수출관련주를 파는 대신 내수주는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도 거래소시장에서 1천57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나,유통(72억원) 음식료(45억원)업종에 대해서는 매수우위를 유지했다.
박승원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16일)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내수주로 이전되는 양상"이라며 "IT 수출주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수록 내수주는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
내수 우량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유럽계 웰링턴매니지먼트는 지난 24일 LG생활건강 지분 5.97%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올들어 SK㈜의 지분 9.07%를 매수,관심을 모은 웰링턴은 저평가 종목에 장기투자하는 펀드로 유명하다.
'가치투자'로 명성이 높은 미국 템플턴그룹의 자회사인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는 최근 하이트맥주 지분 5.01%를 확보했다고 신고했다.
미국계 매슈스인터내셔널펀드도 지난달 말 풀무원 지분 5.53%를 취득했다.
내수주에 대한 외국 대형펀드사의 이같은 매집에 대해 증시 관계자들은 "소비와 설비투자 지표가 기대 만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증시 격언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