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수도권 레미콘 업체들이 모래가격이 급등하자 적정재고를 유지하겠다며 28일부터 3일간 레미콘 공급을 중단키로 해 건설현장에 '레미콘 대란'이 우려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레미콘 가격인상을 두고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간 힘겨루기로 보고 있다. 전국 타워크레인노조도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이날부터 파업에 돌입, 공사지연 등의 건설현장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 장기화땐 파장 클 듯 =유진종합개발과 삼표산업 아주레미콘 등 서울ㆍ수도권 지역 대부분의 레미콘업체들은 이날부터 3일동안 건설업체들에 레미콘 공급을 중단했다. 레미콘업체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 전체 모래물량의 70%를 차지하는 인천 옹진군과 충남 태안군 일대 바닷모래 채취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어 적정량의 모래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레미콘 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사태 장기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D건설 관계자는 "대형 건설업체의 경우 이미 수주전부터 이같은 사태를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며 "그러나 레미콘 공급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현장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레미콘 가격인상 위한 힘겨루기? =일부에서는 이번 레미콘 공급 중단의 실질적인 이유가 레미콘 가격인상을 요구하는 레미콘업계와 이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건설업계간 힘겨루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레미콘업계는 t당 7천원 가량이던 모래 가격이 바닷모래 채취 제한 이후 t당 1만원 이상으로 급등해 레미콘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지난달부터 레미콘 단가의 6% 인상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이같은 레미콘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레미콘 업계가 모래 재고 확보를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레미콘 가격을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며 실력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타워크레인도 파업중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타워크레인 노조도 이날부터 △근로계약서 체결 △임금 14.4% 인상 △불법용역 소사장제 철폐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타워크레인 노조측은 "타워크레인 기사의 50% 가량인 1천4백79명이 노조에 가입했다"며 "총파업으로 현재 전남 충남 경북지역 건설현장의 90% 이상에서 타워크레인 공사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현재 서울과 수도권, 부산지역에서는 비노조원 활용과 이동식 크레인 등의 대체장비 사용으로 공사현장의 피해가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그러나 노조원들이 비노조원들에게 동참을 독려하고 건설현장에서 공사를 방해하는 시위 등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 공사기간 지연 등의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