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여직원 모임인 '수평선회'(회장 권수현) 회원 1백80여명은 매달 3천원씩 회비를 모은다. 돈이 모자랄 땐 수익사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인 돈은 부모 없는 아기들을 위해 쓰여진다. 수평선회가 한달에 두 번 주말을 이용해 찾는 곳은 노량진에 위치한 '성노원아기집'. 부모 없는 아기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수평선회는 지난해 10월 본사 지하식당에서 일일호프를 열어 그 수익금으로 쌀과 생활용품을 구입해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그룹 차원의 공식적인 사회공헌 활동보다는 계열사별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지원한다. 봉사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발성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태풍 매미 피해 때 현대상선 직원 50여명이 자발적으로 부산에 내려가 복구작업을 도운 것은 자발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사례였다. 당시 회사측은 이들을 모두 출장 처리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사원들 모임인 '주니어보드'도 사내 전산망에 수재의연금을 모금하는 코너를 만들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3천6백여만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하기도 했다. 현대증권은 직접 일반 국민을 접촉하는 만큼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고 스스로의 서비스정신을 제고하기 위해 지점별로 자발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개점 이래 매월 직원들이 일정 기금을 적립해 소년소녀 가장이나 결식 아동에게 급식비를 지원하는 일산 주엽점, 수시로 불우청소년 돕기 자선음악회를 개최하는 신설동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현대증권은 마일리지제도인 '드림 포인트'를 활용, 고객들의 정성이 모인 돈을 한국복지재단에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현대택배에선 여직원들이 봉사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름나래회(회장 최숙화)는 지난 88년 25명의 여직원이 뜻을 모아 만든 봉사 동아리. 지금은 본사와 전국 35개 지점에 근무하는 여직원 1백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름나래회가 가장 역점을 두는 봉사활동은 무의탁노인 돕기. 자식 없이 수십년 홀로 지내다 거동이 불편해진 할머니들을 2주일에 한번씩 조를 나눠 방문, 청소와 빨래를 해 주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은 적은 금액이나마 용돈도 전달하고 있다. 일일호프와 찻집을 열어 생긴 수익금을 매년 고아원과 양로원에 전달하는 일도 아름나래회의 전통이 됐다. 아름나래회 최숙화 회장은 "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직원들도 더 성숙해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 일선 영업소 여직원들과도 연계해 더 큰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에서도 서울사무소 여직원회인 진솔회가 서울역에 위치한 가브리엘집 등을 방문해 지체부자유자들을 씻기고 먹이는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회사측은 꽃동네 봉사활동을 신입사원 연수 과정에 포함시켜 사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