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28일 중국의 노동자 권리 침해를 이유로 최대 노조인 AFL-CIO(노동총연맹 산별회의)가 제출한 대중(對中) 경제제재 검토 청원을 기각했다. 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존 스노 재무장관과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 일레인 차오 노동장관 등이 동석한 기자회견에서 "청원을 받아들일 경우 우리는 경제적 고립주의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면서 "그런 길을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과 대선에서 겨루게 될 것이 확실시되는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지지를 받고 있는 AFL-CIO는 청원서에서 중국이 저임 착취로 노동자들의 권리를침해하고 생산가를 낮춰 미국내 대량 실업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졸릭 대표는 AFL-CIO가 중국산 상품에 대해 77%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요구하고있다며 "이는 날로 늘어나는 대중 수출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당 8.3위앤으로 고정된 중국 위앤화 환율이 저평가 됐다는 미국 제조업자들의 주장과 관련, 추가 청원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졸릭 대표는 "경제적 고립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문제 해결책은 언제나 똑같다. 이들은 통상을 중단하고 미국 주위에 벽을 둘러 칠 것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과 중국은 중국이 노동자 권리와 관련해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을충족시키도록 `광범위한 공동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번스 상무장관은 미국이 중국을 `시장경제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약속을보류하는 방식으로 압력을 가해 노동자 권리 및 환율 문제에 관해 행동을 취하도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경제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중국에 대해 불공정 무역 관행 문제를 덜 제기하게 되므로 중국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이같은 자격을 획득하려면중국은 통화의 태환성, 자유협상에 의한 임금 결정, 정부의 경제 개입 등 여러 분야에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스노 재무장관은 통화문제와 관련, 존 테일러 차관과 폴 스펠츠 무역특사를 내달중 중국에 보내 위앤화 고정환율 정책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히고중국은 이미 시장개방과 금융시장 현대화를 위해 위앤화 변동환율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는 졸릭 대표의 발표에 대해 "중국 문제와 일자리문제만 나오면 현 정부는 온통 말 뿐이고 행동은 없다"면서 "이제 미국은 일자리를보호하기 위해 행동을 취하는 지도자를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