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가 개통된 지 한달을 맞았다. 차량장애와 역방향좌석, 일반열차 불편, 연계교통수단 미비, 터널소음 등 이용불편에 대한 지적도 있었지만 개통 한달을 맞으면서 전반적인 운영체계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속철도의 개통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도시와 지방도시의 물리적 공간거리를 줄여 국민들의 생활권을 확대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통근권의 확대와 관광패턴 및 기업의 출장문화 변화, 고속철도 역세권 개발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통근 가능권역 확대 = 고속철도 개통이후 국토 공간구조의 변화 조짐은 가장큰 주목 대상의 하나다. 지역간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지역간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관광레저, 비즈니스, 주거, 출퇴근 전반에서 전국의 반나절 생활권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통근 가능권역이 확대되면서 대전역을 기준으로 정기권 이용객이 고속철도 개통이후 3배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고속철 개통전 83장 수준이던 정기권 이용객이 지난 1-20일 280장으로 늘어났다. 주요 기업들의 출장문화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당일출장을 적극 활용하는 형태로 바꾸고 지방출장 여비규정도 고쳐 고속철도 이용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는 6-7월부터 시작되는 LCD사업부의 충남 탕정이전을 앞두고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고속철도 이용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 국토연구원은 최근 고속철도 정차역 접근성이 기업입지 선정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자료를 내놨다. 천안아산역 역세권에 886만평 규모의 신도시가, 2단계사업으로 2010년까지 건설될 오송역 인근에 285만평의 오창과학산업단지가 각각 조성되고 삼성전자가 아산시탕정면에 2005년 완공을 목표로 하이테크 산업단지인 삼성테크노컴플렉스의 조성을추진중인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주5일 근무제 확산과 고속철도 개통이 상승효과를 내면서 관광패턴 변화와 관광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관광의 경우 자가용을 이용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장거리의 경우 고속철도를이용하고 주변 관광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고속철도 개통이전 자가용 이용률은 60% 수준. 그러나 한편에서는 비즈니스, 문화 등 고급 서비스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수도권 집중현상이 강화되고 지역균형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KTX 타고 한류바람 = 최근 동남아와 중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한류열풍과 연계해 한국을 방문하는 KTX 테마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도 고속철도 개통이후 새로 나타난 현상이다. 각 여행업계는 한류열풍과 KTX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고 KTX를 타고 남도 관광벨트, 부산권 등을 여행하는 동남아 관광객도 증가 추세다. 일본 관광객의 경우 배를 이용해 부산, 목포에 도착해 남해일대를 관광한뒤 KTX를 이용해 서울 쇼핑을 즐기고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해 귀국하는 형태의 관광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고 철도청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