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의 해외 투자가 큰 폭의 증가행진을 지속,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29일 발표한 '해외 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 1ㆍ4분기(1∼3월) 동안 국내 제조업체들이 외국에 직접투자한 금액은 9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억1천만달러)에 비해 31% 급증했다. 제조업과 도ㆍ소매업 서비스업 등을 모두 합친 전체 해외투자도 신고 기준으로 8백69건, 금액으로는 15억1천만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6%와 38.5% 불어났다. 기업별로는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의 해외 진출이 두드러졌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의 1ㆍ4분기 해외 직접투자액은 7억2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3.6%나 늘어났다. 반면 중소기업 해외투자액(6억6천만달러)은 20.0% 증가하는데 그쳤다. 투자 규모도 커져 1천만달러가 넘는 대형 투자가 18건, 8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13건, 5억1천만달러) 건수로는 38.5%, 금액으로는 무려 72.5% 증가했다. 1분기 동안 이뤄진 주요 대형 투자는 △삼성전자(일본ㆍ1억3천만달러) △LG필립스LCD(중국ㆍ6천6백만달러) △네스디스플레이(싱가포르ㆍ4천2백만달러) △고려제강(중국ㆍ4천만달러) △현대모비스(미국ㆍ3천7백만달러) 등이다. 지역별로는 대(對)중국 투자가 작년 동기보다 35.2% 늘어난 7억3천만달러로 전체 해외 투자의 48.3%를 차지하며 미국(2억3천만달러)을 크게 앞질렀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국 내 투자수요가 여전히 많은 가운데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도 회복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설비투자를 늘리기 위한 기업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