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카드사 '때이른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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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을 겪고 있는 신용카드 업계에 최근 희소식이 잇따랐다.
1·4분기 경영실적을 살펴보니 업계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 만한 지표들이 나타난 것이다.
우선 실적을 살펴보면 롯데카드가 1·4분기에 30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기록,분기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년만에 5억원 안팎의 흑자를 냈다.
이밖에 후발카드 회사를 중심으로 견조한 흑자기조가 계속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연체율도 개선됐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지난달 연체율은 전달대비 3%포인트 가량 빠진 12%대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하락한 것은 작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일까.
요즘 신용카드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한시름 돌렸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일부 관계자들은 자사의 호전된 경영상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언론에서 좋은 방향으로 해석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한다.
그렇지만 신용카드 업계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한 마디로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후발카드사들의 잇단 흑자전환에 대해 전문가들은 "카드업계의 경우 각종 영업 및 마케팅활동이 2·4분기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에 1·4분기에 소폭 이익을 낸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호전될 기미는 별로 없는데 '쥐어 짜내기식' 경영으로 소규모 흑자를 내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희석시키는 등 악영향을 줄 소지가 크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연체율 역시 대손상각을 어느 시점에 하느냐에 따라 고무줄처럼 변화시킬 수 있다.
오히려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여지가 많은 불건전 자산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업계 카드사의 대환대출 규모가 지난해 말 16조원대에서 거의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금융계 일각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사인을 주기 위해 일부 지표호전에 과장된 의미를 부여하는 업계의 분위기가 오히려 위기를 키우는 요소"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송종현 경제부 금융팀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