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돌社의 과학영농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필리핀 민다나오에 있는 세계적인 청과기업 돌(Dole)의 바나나농장을 방문하면 우선 그 규모에 압도당하게 된다.
총 면적만 3천6백30만평.
여의도(89만평)의 40배를 넘는 면적이다.
하지만 정작 놀라운 것은 농산물 생산과정이다.
종자배양에서 모종-재배-수확-포장-유통까지 톱니바퀴처럼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보면 돌의 경쟁력을 금방 알수 있게 된다.
"농업도 과학과 기술로 무장하면 결코 사양산업이 아니다."
돌아시아의 카를루소 부사장은 연구개발과 기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돌은 R&D센터를 생산 현지에 두고 있다.
보통 R&D센터는 본사 부근에 위치하지만 돌은 필리핀 라틴아메리카 등 전세계 전략지 3곳에 연구소를 설치했다.
종자 배양에서부터 현지화가 이뤄져야 현지 기후 풍토에 적합한 품질 좋은 농산품이 생산된다는 논리다.
돌이 자랑하는 야생 몽키바나나,스위티오바나나 등은 모두 현지화의 결실로 꼽힌다.
돌은 신선도 유지를 위해 이동식수확포장(MMBP:Mini Mobile Banana Packing Process)을 자체 고안,운영하고 있다.
근로자 6∼7명이 한조를 이뤄 농산물을 수확과 동시에 포장하기 때문에 신선함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 근로자의 지루함도 덜어줘 근무 만족도도 높인다고 한다.
일종의 휴경(休耕)영농인 '릴레이크로핑(Relay Cropping)'도 과학영농의 결실로 보였다.
바나나를 수확한 지역의 나무를 베어내고 일정기간 땅을 쉬게 하는 이 농법은 수확량을 크게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수확된 바나나는 자체의 '콜드체인(Cold Chain) 운송 시스템'을 통해 세척 포장됐다.
그리고 전용부두에서 냉동 전용선 30여대에 실려 매일 세계 곳곳으로 운송된다.
돌은 필리핀의 2백여 바나나 농장주를 포섭,과학과 기술로 무장해 '규모의 농장경제'를 이뤄내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시대를 맞아 우리 농업은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 농업은 돌과 같은 과학 영농을 시도할 수 없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민다나오(필리핀)=손성태 생활경제부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