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들이 9ㆍ11 테러 이후 비자심사 강화로 유학생들이 줄어들었다며 비자절차를 완화해줄 것을 행정부에 요청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하버드대학 등 미국의 주요 4개 대학 총장들이 지난주 톰 리지 국토안보부장관을 만나 외국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발급 절차를 간소화할 것을 건의했다. 대학 총장들은 미국의 비자발급 절차가 너무 관료주의적이며 심지어 외국인들에게 적대적인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토안보부가 외국학생과 과학자들에게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보안심사를 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외국학생들은 매년 보안심사 서류를 새로 작성해야 한다.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은 한 학생이 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에 돌아갔다가 비자문제로 미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5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던 경우를 예로 들어 비자심사 절차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대학 총장들이 이처럼 외국 유학생 유치에 발벗고 나선 것은 9ㆍ11 테러 이후 대폭 강화된 미국의 비자심사 절차로 인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유학생수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원에 입학을 신청한 외국학생은 올들어 32%나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영국 캐나다 호주대학에는 외국인 지원자가 늘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