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쓰가 삼성SDI와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 마쓰시타와 핀란드 노키아가 삼성·LG전자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고 나서 한국 전자업계는 세계 주요 경쟁업체들과 전면전을 치르게 됐다.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이 삼성·LG전자에 대해 본격적인 견제에 돌입한 것은 폭발적인 성장세로 세계 시장을 공략해 들어가고 있는 한국업체들의 기세를 꺾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현재 일본과 유럽 메이커들은 휴대폰 LCD PDP 반도체 등 첨단 제품으로 무장한 한국 메이커들과 저가 백색가전으로 무장한 중국 메이커들의 틈바구니에서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결국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국의 성장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전면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북미 및 휴대폰 시장이 격전지 일단 전선은 북미 지역에 펼쳐졌다. 북미 시장은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 전자제품 시장일 뿐 아니라 고가·첨단 제품이 평가받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이 시장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다른 지역에서의 우세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제품으로는 휴대폰이 핵심 경쟁처다. 마쓰시타는 휴대폰 라인업을 강화하고 디자인을 개량,첨단 휴대폰으로 공세를 펼친다는 전략이다. 또 노키아는 대대적인 가격인하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겠다는 구상이다. ◆휴대폰?LCD?PDP 한국 승기 그동안 한국 업체들은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의 D램을 발판 삼아 휴대폰 LCD PDP 등 첨단 분야에서도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D램에선 삼성전자하이닉스가,LCD에선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미국·일본·대만·유럽 업체들을 상대로 전투를 치러 1위 고지에 올랐다. 휴대폰에서는 아직 노키아가 34.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삼성이 매년 2%포인트씩 점유율을 높이며 맹추격,각국 언론들이 노키아의 '위기론'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PDP에선 최근 일본 후지쓰가 파상적인 '특허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삼성SDI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이 올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D램의 강자인 한국 업체들에 마이크론(미국) 인피니온(독일) 엘피다(일본) 등이 상계관세를 무기로 '딴지 걸기'를 시도했지만 발목을 붙잡지는 못하고 있다"며 "휴대폰 PDP LCD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업체들의 견제도 한국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