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팔때 노조 참여하면…] 국내외 매각일정 혼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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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부실기업 및 금융회사 매각에 대해 '원칙적 불개입' 입장에서 '적극 조정'으로 방향을 틀면서 노조 등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비공개로 열린 관계부처 협의에서 청와대측은 노조 등의 입찰참여 확대 방안 마련을 주문하는 등 기존 매각방침에 대한 전면 재검토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개입은 민주노총을 모태로 한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입과 맞물려 있어 향후 여파가 주목된다.
◆ '적극 개입'으로 선회한 청와대
청와대에서도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이 부실기업 매각방식 재검토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 위원장이 최근 "(민주노동당 등 진보세력이 약진한) 4ㆍ15 총선의 민의는 적극적인 개혁을 주문한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관련, 기업 및 금융사 매각시 노조의 인수 또는 경영참여를 보장하는 '개혁적 매각 방식'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이미 대우종합기계 매각 등을 주제로 청와대와 협의를 가졌고 이르면 30일중 실무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 대우종합기계가 첫 사례 될 듯
이날 청와대 회의에서는 현재 매각이 구체화되고 있는 대우종합기계 입찰에 노조 참여를 보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식은 △노조가 자산관리공사 지분을 담보대출 형태로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거나 △채권단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노조가 대주주가 될 경우 다른 경쟁자들과 마찬가지로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야만 가능하다는게 채권단 입장이다.
이와 관련, 대우종합기계 노조는 이날 하루 조업을 전면 중단했다.
대우기계 외에 다른 회사들에 대해서는 일단 노무현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한 이후 매각방식에 대한 협의 후 구체적인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는게 청와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주간사 선정이 진행되고 있는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과 매각계획을 수립 중인 대우조선의 매각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 관계 부처와 채권단은 '반발'
관계부처와 채권단에서는 노조 등을 매각과정에 참여시킬 경우 '높은 가격에 팔아 투입자금을 최대한 회수한다'는 원칙이 무산될 뿐 아니라,매각작업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경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회의 참석여부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한투 대투 우리금융 등) 금융회사 매각일정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박수진ㆍ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